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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살려달라" 편지로 애원했지만…김정남 결국 피살

입력 2017-02-15 18:44 수정 2017-02-19 1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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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하루종일 속보가 쏟아지고 있는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인 김정남 피살 사건을 다뤄보겠습니다. 정부는 NSC를 긴급 소집하고, 국회 역시 정보위를 가동해 국정원으로부터 사건 정황을 보고 받았는데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북한이 이 시점에, 어떤 이유로 김정남을 살해했는가'를 파악하는 것일 거라고 생각합니다. 오늘(15일) 국회 발제는 관련 소식으로 준비해봤습니다.

[기자]

북한의 요인 암살 사건을 접할 때마다 드는 생각이지만, 정말 '첩보 영화'가 그저 '영화'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일단 오늘 국회 정보위원회가 긴급 소집돼서 이병호 국정원장으로부터 보고를 받았습니다. 그 내용을 중심으로 정리해드리겠습니다.

먼저 13일, 그제 오전 9시경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 저가항공사 전용 터미널에서 탑승수속을 밟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북한 출신으로 추정되는, 아시아계 여성 두명이 접근했다고 합니다. 그 중 한명과 신체 접촉이 있었고, 곧바로 김정남은 쓰러졌다는 거죠.

현지 보도에 따르면, 쓰러진 김정남은 주변에 "몸 상태가 좋지 않다"고 도움을 요청했고,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실려갔지만, 실려가던 도중에 숨을 거뒀다고 합니다.

일단 독극물 공격에 따른 사망은 공식 확인됐고, 다만 독침인지 스프레이인지는 부검을 해봐야 알 수 있다는 겁니다. 범행 직후, 용의자 여성 두명은 곧바로 현장을 떠나 택시를 타고 도주했다고 합니다. CCTV 속 이 여성들이 바로 용의자인데요, 크로스백을 메고, 미니스커트에, 단화를 신고 있습니다. 짙은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죠.

국정원은 "현지 경찰이 이들을 쫓고 있고, 아직 말레이시아를 탈출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런데 외신에 따르면, 이 여성 공작원 2명이 이미 숨졌다는 소식도 들어왔다고 하는데요. 북한 공작원들이 으레, 귀환길이 막히면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이 역시 가능성이 있어보입니다.

암살 원인과 관련해선, 갑자기 무슨 특별한 배경이 있었던 건 아니라고 봤습니다. 김정은 집권 이후부터 죽 준비해왔던 지상과제였다는 겁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정찰총국을 비롯한 정부 당국은 지속적으로 (김정남) 암살 기회를 엿보면서 준비하고 있었고, 결국 오랜 노력의 결과로 이번 암살이 실행된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암살 타이밍은 특별한 의미가 없고 오랜 '스탠딩 오더'(지속적인 명령)가 집행된 것으로 분석됩니다.]

실제 김정일 사후인 2012년, 김정남을 죽이기 위한 본격적인 시도가 한 번 있었다는 겁니다. 이런 살해 위협 때문에 그 해 김정남은 동생인 김정은에게 "살려달라"는 편지를 보냈다는 겁니다.

[김병기/더불어민주당 의원 : '저와 가족에 대한 응징 명령을 취소해주기 바람. 저희는 갈 곳도 없고, 피할 곳도 없음. 도망가는 길은 자살뿐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음'이라고 하소연하였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남은 가족들은 어떤 상태일까요? 국정원은 "본처와 아들 한 명은 베이징에, 후처와 1남 1녀는 마카오에 있다"고 했습니다. 외신과 인터뷰에서 "삼촌은 독재자"라고 했던 김정남 아들 김한솔은, 후처의 자식으로, 현재 마카오에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특히 중국 당국이 김정남의 두 가족을 모두 보호하고 있다고도 했습니다.

국정원은 또 일설의 '김정남 망명시도설', 또 북한 내부의 '김정남 옹립설'에 대해선,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하지만 북한 엘리트들은 일반 인민과 달리, '김정일의 장자' 김정남의 존재를 잘 알고 있는 만큼, 심리적으로 동요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도 전망했습니다.

어쨌든 국정원 결론은 이겁니다. 김정은의 '편집광적인 성격'이 낳은 사건이라고 말이죠. 자세한 얘기는 들어가서 전해드리겠습니다.

오늘 국회 기사 제목은요, < "살려달라" 애원했지만…비명에 간 김정남 > 이렇게 정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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