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아메리카가 원산지인 미국선녀벌레가 국내에 유입된 지 7년이 됐는데요, 올해 사상 최대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선녀'라는 이름과 달리 습격에 버금갈 정도로 피해를 입혀서 농가와 방역당국이 초비상입니다.
배승주 기자입니다.
[기자]
경남 밀양 얼음골 일대 나뭇가지가 하얗게 변했습니다.
외래종 해충인 미국선녀벌레가 집단 서식하면서 생긴 풍경입니다.
이 벌레는 수종을 가리지 않고 들러붙어 수액을 빨아 고사시키거나 그을음병을 유발합니다.
수확을 앞둔 과수농가는 초비상입니다.
[이채열/과수농민 : 약을 쳐도 그때뿐이고요. 금방 도망가 버리고 다음 날 되면 또 올라오고요. 사과품질도 안 좋아질 거고요.]
도심도 안전지대가 아닌데요. 밀양의 한 주택가에 심은 대추나무는 성충과 약충에 가지와 잎사귀가 모두 점령당한 상황입니다.
올 봄 부화시기에 비가 적게 내리면서 개체수가 급증한 탓에 경남과 경기, 충남을 중심으로 피해면적이 지난해 2배를 넘어섰습니다.
[박영훈/경남 밀양시 산림병해충담당 : 작년에는 농경지와 인접한 산림에 민원이 많았지만 지금은 생활권 주변 도심에도 많이 발생하는 추세입니다.]
한때 천적인 북미 집게벌 도입이 검토됐지만 생태계 혼란 우려로 중단됐고, 현재로선 항공기를 동원한 대대적인 방제가 유일한 대안인 상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