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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외국인에게 최저임금 지나쳐"…사실일까?

입력 2015-07-13 22:48 수정 2015-07-15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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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팩트체크 시작하겠습니다. 지난주 최저임금위원회에서 내년도 최저임금을 450원 올린 6030원으로 결정했습니다. 적당하다, 턱도 없다… 논란이 있죠. 그런데 국회에선 또 다른 논란이 생겼습니다. 오늘(13일) 어느 국회의원의 발언을 중심으로, 그 말이 맞는지 틀리는지를 한번 봐야 할 것 같습니다. 무슨 얘기냐 하면, "외국인 노동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하는 게 과하지 않느냐", 너무 후한 것이다, 이런 문제가 제기됐습니다. 오늘 팩트체크에서 이 부분을 짚어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현재도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법적으로 최저임금이 보장되고 있죠?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그렇게 똑같이 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문제 제기였던 것 같은데, 어떤 이유 때문입니까?

[기자]

새누리당 권성동 의원이 지난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서 이기권 노동부 장관에게 질의하면서 나온 내용인데, 먼저 직접 들어보시죠.

[권성동 의원/새누리당 :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결국 외국인 근로자의 후생복리가 지나치게 좋아지는 것 아닌가…선진국들도 가보면 싼 맛에 외국인 근로자를 쓰거든. 최저임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나라도 많고요…우리나라처럼 이렇게 외국인 근로자들을 잘 보호하는 나라가 없어요.]

짚어볼 부분이 많아서 발언을 쪼개서 체크해봤습니다.

우선 "선진국 가보면 싼 맛에 외국인 근로자 쓰며 최저임금 대상에서 제외하는 나라도 많다"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런데 실제로 최저임금 적용에 있어서 자국 근로자와 외국인 근로자를 차별하는 곳이 많습니까?

[기자]

열심히 찾아봤는데 선진국 중에 최저임금제를 아예 도입하지 않은 곳은 있어도, 도입한 곳 중에 외국인과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곳은 거의 없었습니다. 전문가에게도 들어봤습니다.

[김유선 선임연구위원/한국노동사회연구소 : 외국인이라고 해서 최저임금을 더 낮춰서 지급한다든가 하는 (국제) 사례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근로기준법이라든가 이와 같은 경우에도 국적이라든가 인종이라든가 민족이라든가, 이런 것에 따른 차별을 할 수 없게끔 되어 있고요.]

[앵커]

잘 들었는데요. 그렇다면 최저임금제를 도입하지 않은 나라의 경우에 임금에 하한선이 없으니까, 외국인 노동자에 대한 임금이 더 낮다든가, 그런 곳은 있지 않을까요?

[기자]

그렇게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곳,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경우 가장 타격을 받는 게 다름 아닌 자국 내 노동자들이었습니다.

독일의 경우 최저임금 적용을 받지 않는 외국인 노동자들이 싼값에 밀려들어오자 국내 노동자들이 거세게 반발했고, 결국 지난해 법이 통과돼 올해 1월 1일부터 내외국인 상관없이 최저임금 시간당 1만원을 모두 적용받게 됐습니다.

캐나다에선 최저임금 이슈는 아니지만 외국인 노동자에게만 15% 정도 낮은 임금을 줄 수 있게 했거든요. 그랬다가 역시 국내 노동자들의 거센 반발로 철회했고, 싱가포르의 경우 같은 우려 때문에 기업이 내국인 노동자 대신 외국인 노동자를 써 이익을 얻었다면 그 격차를 세금으로 걷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니 "선진국에선 싼 맛에 외국인 노동자를 쓰고 있다"는 말, 예전엔 어땠는지 몰라도 지금은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거죠.

[앵커]

그랬다가는 자국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니까. (그렇습니다) 그런 부작용이 생겼다는 얘기죠. 그렇다면 우리나라가 외국인 노동자들에게 후하다라고 얘기한 권성동 의원의 이야기는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40% 정도는 숙식을 제공받고 있는데, 이 부분이 최저임금에 안 들어가 있다. 그러니 최저임금에 숙식비까지 받으면 임금 수준이 높은 편이다"라는 이야기였는데, 이 역시 생각해볼 부분이 많았습니다. 전문가 이야기 들어보시죠.

[이규용 노동통계연구실장/한국노동연구원 : 숙식 문제는 오랫동안 논란이 돼왔는데 그거는 최저임금 산입 범위에 숙식을 포함할 건가 말 건가의 문제지 외국인 근로자에게 숙식을 제공하기 때문에 최저임금을 낮춰야 된다, 이 논리는 맞지 않는 거예요. 최저임금으로 풀 게 아니고 사업주가 돈 주고, 월급을 주고, 근로자들이 숙식비를 내도록 하는 식으로 유도하는 게 맞는 거지…]

[앵커]

그러니까 전반적으로 최저임금에 노동자의 숙식비를 포함시키느냐, 안 시키느냐 하는 차원에서 논의할 것이지, 이것을 자국 노동자와 외국인 노동자를 따로 떼어서 생각할 것은 아니다. 이런 얘기군요?

[기자]

네, 맞습니다. 그런데 우리 법제처에서 최저임금에 대해 설명하는 내용을 보면 '식사나 기숙사, 주택제공 등 복리후생에 관한 것은 최저임금액에 넣는 게 적당하지 않다'고 해석하고 있습니다.

하물며 외국인에게만 차등 적용하는 건 더 맞지 않은 거죠.

한편 외국인 노동자들이 어떤 환경에 살고 있나 조사해봤더니 사내기숙사라고 마련된 곳의 30%가 컨테이너식이고, 사외기숙사나 기숙사가 아닌 주거지를 제공한다는 경우도 97%가 쪽방 수준인 걸로 나타났습니다.

또 2012년 기준으로 외국인 노동자 79만명 중 35만명, 거의 44% 정도가 최저임금 이하를 받고 있다는 조사결과도 있습니다.

그러니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이 높거나 후생복리가 특별히 좋다고 보긴 힘든 거죠.

[앵커]

그런데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권성동 의원이 질문하면서 한 얘기잖아요? 혹시 그 발언이 실제로 정책에 반영되는 건지. 어떻게 봐야 할까요?

[기자]

일단 이기권 장관은 권 의원의 발언에 대해 동의하면서 이런 문제를 포함한 제도 개선을 하반기에 종합 검토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우리 청년들 워킹홀리데이로 많이 가는 호주에서 최저임금도 제대로 못 받았다는 이들이 65%였습니다.

또 청년들 많이 가라고 한 중동, 두바이의 경우 아예 국적별로 최저임금을 차등 적용하고 있습니다.

혹시 우리 국민이 이렇게 해외에서 차별받았을 때 우리 정부는 과연 어떤 이야기를 할 수 있을 것인지, 하반기 제도 개선 전에 잘 한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앵커]

김필규 기자와 팩트체크 진행했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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