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청와대가 아니라면 어디일까요? 이렇게 큰 재난이 벌어졌을 때 대응하라고 만든 기구가 우리 정부에도 분명히 있습니다. 바로, 안전행정부를 중심으로 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입니다. 하지만 '중앙'에서 제대로 지휘하지도, '안전'을 지키지도, 그리고 '대책'을 세우지도 못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서복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안산 단원고 학생 등 476명을 태운 세월호가 빠른 속도로 침몰하기 시작한 지 한 시간쯤 지난 지난 16일 오전 9시 45분,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됩니다.
하지만, 정작 강 장관이 당시 있던 곳은 경찰 간부 졸업식장이었습니다.
[강병규/안전행정부 장관(지난 16일) : 정부는 국정운영의 패러다임을 국가 중심에서 국민 중심으로 (전환했습니다.)]
침몰 보고를 받고도 행사에 남아 웃으며 기념사진까지 찍었습니다.
구조 작업 등 긴급 대책을 지휘해야 할 수장이 자리를 비운 겁니다.
사태가 얼마나 심각한지 감도 못 잡았다는 얘기가 됩니다.
결국, 중대본은 있을 수 없는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이경옥/중대본 차장(안행부 2차관) : 현재 구조자는 368명입니다.]
하지만, 불과 두 시간 뒤,
[이경옥/중대본 차장(안행부 2차관) : 정확한 구조자 숫자에 착오가 있었습니다.]
사망자와 실종자가 100여 명에서 300여 명으로 세 배가 된 겁니다.
이후에도 중대본은 선체 진입 성공을 발표했다 정정하는 등 여러 차례 혼선만 가중시켰습니다.
함량 미달이라는 비난 여론에 범정부사고대책본부가 새로 꾸려지면서 결국, 중대본은 유명무실한 기구가 돼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