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폭설 노숙사태 매뉴얼 부실…우선순위서 밀린 '사람'

입력 2016-01-28 08:41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아무리 32년 만에 폭설이라는 천재지변이라고 하지만, 체류객들이 분통을 터뜨릴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 왜 이런 상황에서 공항과 항공사직원들, 또 지자체가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느냐 였습니다. 제주공항의 비상매뉴얼을 취재진이 입수했는데, 눈을 치우는 안내만 있을 뿐 사람에 대한 대책은 없었습니다.

이가혁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한국공항공사의 '제주국제공항 비상계획'입니다.

'태풍, 호우, 강설, 지진 등 자연현상으로 인해 공항운영 및 항공기 운항이 저해되는 경우'를 자연재해 상황으로 규정했습니다.

그러나 242쪽 모두 살펴봐도 '발이 묶인 승객'에 대한 언급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항공법에 따라 만든 '공항운영규정'에도 역시 제설에 대한 언급만 있을 뿐입니다.

해외로 눈을 돌려보죠. 제주공항처럼 저비용항공사들이 많이 취항하는 영국 런던 게트윅 공항의 매뉴얼 입니다.

이렇게 표지에는 폭설이 내린 공항 모습을 내걸었는데요, 비상 계획 상단에 보시면 '승객 복지에 대한 준비'와 '승객과의 의사소통 계획'부터 언급했습니다.

승객들을 안심시키는 말부터, 물, 침대, 담요, 기저귀, 심지어 젖병 데우기까지 언급돼 있습니다.

"승객 관리는 항공사 책임"이라는 생각대신 '공항과 항공사 사이의 긴밀한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다시 우리의 상황을 볼까요?

제주특별자치도가 마련한 443쪽짜리 '자연재난표준행동매뉴얼'에 이번 폭설과 같은 상황에 대한 내용은 "항공기 결항 및 체류여객 현황 파악, 대중교통 운행시간 종료이후 필요시 체류객 수송수단 마련" 단 두 줄 뿐입니다.

1년 전인 작년 1월 14일 제주도 지역 신문기사들입니다.

제주도는 당시 기상이변 때마다 발생하는 공항 체류 승객 불편을 없애기 위해 다양한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했지만,

[원희룡/제주도지사 (26일, BBS 라디오 '고성국의 아침저널' 인터뷰) : 원래 제주도와 공항공사가 짠 매뉴얼은 보통 태풍 결항 때 발생하는 500명 정도의 체류객을 전제로 한 것.]

제주도도 제주공항도 정작 중요한 '사람'에 대한 대책은 우선순위에서 한참 밀려있었던 겁니다.

관련기사

초유 사태에 혼란, 분노…제주공항 24시간 밀착 취재 '제주공항 사태' 미흡한 후속조치 논란…매뉴얼은? 예민해진 승객들…'욕받이' 된 항공사-공항 직원들 노부부부터 7살 손녀까지…15명 대가족 '공항 노숙' 제주공항 운항 재개 사흘만에 체류여객 수송 완료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