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들으신 것처럼 이번 항공대란 마무리가 돼가고 있는 모습인데요, 하지만 공항 안에서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노숙생활을 해야 했던 사람들, 제주에 대한 추억이 좋을리가 없습니다. 한 가족을 만나봤습니다.
윤정식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제주공항 2층 복도 한 켠에 대식구가 옹기종기 모여 있습니다.
경기도와 충남 등 각지에 흩어져 살던 칠순 노부부와 아들과 딸 내외, 그리고 7살 손녀까지 15명입니다.
이들은 제주공항으로 들어와 꼬박 이틀을 보냈습니다.
예정에 없던 노숙에 많이 초췌해진 모습.
[이기범 (사위)/경기 의정부시 : 어제는(26일) 아래에 있다가 오늘 올라왔거든요. 처음 겪는 일이라 어디 하소연하기도 그렇고…]
가장 힘든 점은 역시 추위입니다.
[김광환/충남 부여 : 제주는 날이 푸근하니까 (밤에) 난방을 안 해주더라고요.]
이런 아버지를 위해 딸은 따뜻한 물을 구하려 백방으로 뛰어 다녔습니다.
[김진희 (작은딸)/경기 의정부시 : 온수를 달라고 했더니 부족하다고 안 주더라고요. 좀 황당했어요.]
맨바닥에서 올라오는 한기를 막기위해 매트를 구하러 다녔지만 쉽지는 않았습니다.
[김경희 (큰딸)/경기 의정부시 : 어린아이 노약자들이 있다고 해도 매트를 안 나눠줘요. 길을 막는다고 위에서 시켰다고…]
보상이 고사하고 당국의 어이없는 대응에 안그래도 힘든 노숙에 화까지 납니다.
[이기범 (사위)/경기 의정부시 : 제주도가 먹을 걸 주겠다는데 공항이 막고 화는 나지만 개개인이 할 수 있는 일이 없다 보니까.]
편의점에서 간식거리를 사오는 며느리도, 출근을 못해 발을 동동 구르는 큰아들도 이제는 지쳐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