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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이회창 회고록 발간…보수 진영에 '따끔한 일침'

입력 2017-08-22 18:53 수정 2017-08-22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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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오늘(22일) 회고록을 발간했습니다. 1000쪽에 달하는 분량인데, 자기 혁신이 부족한 보수 진영에 대한 따끔한 일침이 담겼다고 합니다. 오늘 야당 발제에서 관련 소식을 자세히 다뤄보겠습니다.

[기자]

[이장우/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논문 표절이라는 그동안 살아온 결과가 결국 장관으로 부적절하기 때문에 저는 교육부 장관으로 인정할 수 없습니다.]

[이은재/자유한국당 의원 (어제) : 논두렁이 아니라 다른 데 버렸다면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선물로 받았다고 진술한 1억 원짜리 피아제, 명품시계가 2개에서 1개로 줄어듭니까? 아니면 명품이 아니라 단돈 만 원짜리 시계로 바뀌는 겁니까?]

네, '결산 국회'를 맞이한 자유한국당. 각 상임위마다 그야말로 날아다닙니다. 결산 심사는 뒤로 하고, 정부 비판에 열심인 모습이죠. 오늘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민경욱/자유한국당 의원 : 여론조사에 편향된 조사 결과만 믿고 포퓰리즘 정책을 지금 정부가 남발하고 있다…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종석/대통령 비서실장 : 네, 의원님. 뭐 저희도 여론조사 단순 수치를 보고 정치를 하는 것은 아니고요.]

자, 이렇게 싸움 본능을 제대로 발산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제1야당의 존재감은 드러내고 있는지 모르겠지만, 정작 내부 혁신은 하지 않고 외부 비판에만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게 사실이죠.

마침 오늘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가 회고록을 펴냈는데, 1000페이지 분량의 대작입니다. 이 책을 보면, 지금의 자유한국당을 향한 쓴소리가 가득합니다. 주요 대목부터 보시죠.

[음성 대역 : 이번 탄핵 사태의 주된 책임자는 누구인가? 바로 탄핵을 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다. 그 다음의 책임자는 새누리당이다.]

자, 이 전 총재가 정조준한 건 역시 박근혜 전 대통령이었습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보수 세력을 망친 주범이라는 인식을 감추지 않았습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도 비슷한 지적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회창/전 한나라당 총재 (4월 7일) : 지금 우리가 이렇게 이번에 이렇게 보수가 힘들고 망가지고 어렵게 된 게 이게 누구 탓이냐, 결국엔 한 사람 탓이에요. 박근혜 전 대통령 탓 아닙니까?]

이 전 총재가 이렇게 강하게 비판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을 정치에 입문시킨 당사자가 바로 본인이었기 때문이죠.

[음성대역 : 박근혜씨는 부모님이 모두 비명에 가신 참담한 일을 겪었는데도 어두운 이미지는 전혀 없었다. 한나라당의 외연을 넓히는 데 좋은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자, 이 전 총재가 누구입니까. 원조 보수 정치인입니다. YS 정부 때 정치에 입문했고, 1997년, 2002년, 그리고 2007년. 이렇게 세 번이나 대선에 도전했죠. 특히 2007년 대선 땐 무소속으로 출마해서, 1500원짜리 국수를 먹으면서 분투를 펼치기도 했습니다. 기존의 귀족 이미지와는 많이 다른 모습이었죠.

[이회창/전 한나라당 총재 (2007년 11월 15일) : (얼마짜리예요?) (1500원.) (1500원이요?) (오늘 의원님 계시니까 3000원.) 오늘 가만히 있어야겠네.]

결국 세 번 다 실패하기는 했지만, 이 전 총재는 거대 야당을 이끄는 총재로 막강한 권력을 휘둘러왔죠. 2012년엔 박근혜 후보를 지지하는 연설도 했었는데, 탄핵 사태 앞에선 이런 절망감을 토로하기도 했습니다.

[음성대역 : 그가 대통령이 된 후 국정운영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곧 실망을 하게 되었고 기대도 접었다. 탄핵 사태로까지 진전되는 상황을 보면서 나는 그의 실질에 대해 너무도 모르고 있었다는 것을 실감했다.]

이 전 총재는 박 전 대통령이 망가뜨린 보수에 대한 걱정으로 밤잠을 설쳤다고 전해집니다. 그래서 그동안 망설였던 회고록을 약 3년에 걸쳐 완성했다고 합니다.

[이회창/전 한나라당 총재 : 야당의 역사는 야사로도 별로 남아있지 않고 완전히 죽여버리지지 않았나. 그래서 저는 같이 고생했던 동지들, 우리 야당의 역사를 좀 남길 필요가 있겠다.]

결국, 회고록은 이 전 총재가 말한 보수의 동지들에 대한 당부로 마무리가 됩니다.

[음석대역 : 보수는 끊임없이 스스로 혁신해야 한다. 개혁을 위해 고루한 기득권 의식이나 틀에 박힌 사고에서 과감히 벗어나야 한다.]

자유한국당은 지금 혁신 작업이 한창입니다. 홍준표 대표는 박 전 대통령 출당을 통해서 보수 통합의 기반을 마련하고자 애를 쓰고 있죠. 이 전 총재도 "부정적인 측면을 털어내야 한다"며 이른바 '친박 청산' 작업에 손을 들어줬습니다.

[이회창/전 한나라당 총재 : 결국은 이제 앞으로 큰 선거가 가까워올수록 보수는 보수대로 합치는 문제를 진지하게 생각할 때가 올 겁니다. 합칠 때 스스로가 부정적인 측면, 국민에게 신뢰를 잃은 부분을 과감히 털어내면서 합치고…]

자, 오늘은 회한이 담긴 회고록을 펴낸 이 전 총재에게 띄우는 음악입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시들어가는 나의 얼굴에는 수많은 추억이 녹아있고
바래져 가는 사진 속에 나를 오늘도 하루 종일 바라보네

네, 몽니의 '노인'입니다. 올해 여든 두 살. '노 정치인' 이회창 전 총재에 대한 정치적인 평가는 엇갈릴 수 있습니다. 오늘 나온 회고록에 대해서도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다만, 적어도 보수 진영에선 이 대목 만큼은 새겨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보수는 스스로 반성하고 부정적 이미지를 바꿔나가야 한다." 대선에 세 번이나 실패했던, 원조 보수 정치인의 따끔한 일침입니다.

오늘 야당 기사 제목은 < 이회창 회고록 발간…보수 진영에 일침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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