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번 세월호 참사의 생존자 중엔, 4년 전 해군 함정 참수리호 침몰로 아들을 잃었던 안타까운 부부도 있는 것으로 JTBC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아들을 잃고 생긴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부부가 함께 세월호를 탔다가 또 변을 당할 뻔했는데, 이들 부부는 먼저 간 아들이 자신들을 구해준 것이라고 입을 모읍니다.
손용석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거의 수직으로 기운 세월호에서 부부가 난간을 잡고 힘겹게 내려옵니다.
남편은 행여 아내가 난간을 놓칠까 몸을 꽉 붙잡고 있습니다.
[이양심/세월호 생존자 : 나는 해경들이 구해준 게 아니라 애기 아빠가 날 구해줬거든요. 바닥이 미끄럼틀이 돼 떨어질 지경이니까 막아서 날 잡아주고.]
화물기사 홍태철 씨가 출장길에 아내를 데리고 다니게 된 건 남다른 사연이 있습니다.
[홍태철/세월호 생존자 : 늘상 같이 했지. 같이 다니면서 웃고 떠들고 하면, 아들 일도 빨리 잊을까 봐서 계속 같이 다녔지.]
홍 씨 부부는 4년 전 제주 해역에서 해군 함정 참수리호가 침몰하며 아들 창민 씨를 잃었습니다.
[이양심/세월호 생존자 : 군 입대하고 (자대) 배치받아서 일주일 만에 갔는데 면회해 주더라고. 그때 자꾸 '엄마 배 타기 싫어. 기분이 좀 그래' 그러더라고.]
당시 바다로 들어간 아들이 이번 사고에선 자신을 구했다고 믿습니다.
[이양심/세월호 생존자 : (세월호 침몰) 그때 애를 부르고 찾았으니까. (아들한테) 엄마·아빠를 구해달라고 했어요.]
아들을 떠올리던 어머니의 눈시울이 금세 붉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