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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틀니 못 챙겨 밥도 못 먹어" 이재민, 막막한 대피 생활

입력 2022-03-08 20:16 수정 2022-03-08 2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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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재민들은 오늘(8일)도 대피소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평생 일군 일터를 한순간에 잃은 주민부터 틀니 하나 못 챙기는 바람에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는 노인까지 막막해하는 주민들을 이승환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남은 건 무너져 내린 지붕과 건물 잔해뿐입니다.

건질만 한 게 있는지 둘러보지만, 찾을 수 없습니다. 태어나고 자란 곳입니다.

직접 고쳐가며 살았던 집인데 한순간에 잿더미가 됐습니다.

[김진기/경북 울진군 북면 : 우리 부모님 살고 내가 여기서 태어나고 100년이 넘은 집이에요. 그러니까 우리 조상님들한테도 너무 죄짓는 것 같은 그런 기분. 내가 지키지 못한 죄.]

급히 빠져나오느라 두고 나온 강아지 한 마리가 마음에 걸렸습니다.

동물보호단체가 구조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김진기/경북 울진군 북면 : 하얀 강아지가 새카만 강아지가 됐더라고. 내가 미안하다. 내가 잘못했다. 내가 잘못했다고 그렇게…]

김치를 담가 팔던 이재심 씨는 터전을 잃었습니다.

전 재산 들여 지은 공장 건물과 저장고가 모두 불탔습니다.

[이재심/경북 울진군 죽변면 : 그 모든 재료가 하루아침에 다 소실됐잖아요. 작년에 제가 김치공장 사업을 받아서 김치공장을 차렸는데 그것도 싹 다 탔고.]

닷새째 대피소에 머물고 있는 김해숙 씨는 틀니를 챙기지 못해 식사조차 어렵습니다.

[김해숙/경북 울진군 울진읍 : 잠도 못 자. 잠도 못 자고 뜬눈으로 새우고 불이 생각이 나고. 집에 가고 싶어요. 아파서 죽겠어요.]

그래도 이재민들은 혼자가 아닙니다.

전국에서 구호 물품이 도착하고 있고, 자원봉사자들도 힘을 보탰습니다.

포항 지진 피해 주민들도 대피소를 찾았습니다.

[이 생활이 정말 참 처음에는 못 느끼지만 가면 갈수록 그만큼 더 답답합니다. 잘 극복하셔야 해요. (고맙습니다.)]

빠르게 번진 산불만큼이나 삶도 급작스럽게 바뀌었습니다.

이재민들이 바라는 건 그저 예전 같은 일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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