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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지영 국장, 장관급 이상…북한 조직 특이점 이해해야"

입력 2013-06-12 17:56 수정 2013-06-12 17:57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문정인 교수 '회담 무산' 원인 분석
"북한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차관 제의 우리의 착오"
"수석대표 격 중요하지 않아…체제 존중했기에 기존 회담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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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문정인 교수 '회담 무산' 원인 분석
"북한으로서는 최선의 선택…차관 제의 우리의 착오"
"수석대표 격 중요하지 않아…체제 존중했기에 기존 회담 가능"

[앵커]

지금 이 시각, 원래는 남북당국회담이 한창 열릴 예정이었죠? 그런데 이게 무슨 일입니까? 지난 21차례의 장관급 회담에서 한번도 거론된 적 없었던 수석 대표의 격 논란으로 회담이 무산됐습니다.

회담 무산의 원인과 책임에 대한 공방도 뜨겁습니다. 우리 정부가 김양건을 꼭 집어서 얘기한 것부터 잘못됐다, 아니다 그동안 격을 맞추지 않는 북한의 태도를 이번에 고쳐야한다…의견이 분분합니다.

국민 여러분 답답하실텐데요, 이 답답한 심정을 대한민국 최고의 남북 문제 전문가들 모시고 풀어보겠습니다. 6년 전 마지막 남북 장관급 회담에 수석 대표로 참가했던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1·2 차 남북 정상회담에 참가했던 문정인 연세대 교수 모시고 이야기해봅니다.

유쾌, 상쾌, 통쾌한 뉴스 콘서트! 지금 시작합니다.

+++

이재정 전 통일부 장관, 문정인 연세대 교수 나오셨습니다. 그리고 남북당국회담 취재기자인 JTBC 안의근 기자도 함께 자리했습니다. 어서 오세요.

Q. 남북당국회담 무산 지켜본 심정은?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착잡한 심정이다. 개성공단 입주기업은 얼마나 마음이 아프고 절망감이 들겠는가. 정말 가슴이 아프다.]

[문정인/연세대 교수 : 안타까운 심정이다. 박 대통령의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의 첫발이 시작되는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처구니 없는 격논란으로 좌절됐다.]

Q. 남북당국회담 무산 직후, 현장 분위기는?
[안의근/기자 : 2~3일 전에 명단이 나와야 하는데 어제까지 명단이 안나와 조금 걱정됐는데 7시넘어 무산됐다는 소식이 놀랐다. 회담장, 호텔 동선별로 취재계획을 세웠는데 무산되서 당황스러웠다.]

Q. 남북당국회담 무산, 그 과정은?
[안의근/기자 : 보통 이틀이나 사흘전에 방문하는 쪽에서 대표단 명단을 보내고, 주최측에서 대표단 명단을 보낸다. 하루 남은 시간에서 명단을 안 보내줘서 북측에서 명단을 동시교환하자고 이야기했다. 오후 1시에 명단을 동시에 교환했다. 명단을 본 북측에서 지난번 실무접촉에서 합의한 것과 다르다고 했다. 북측에서는 상급 당국자를 봤을 때 장관급인데, 차관급을 내세우자 반발했다. 결국 북측이 이번 회담은 보류하겠다고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무산됐다. 원동연 통전부 제1부부장의 이름이 있다는 말에 사실 요청이 있었다. 확인 결과 동명이인으로 밝혀졌다.]

Q. 남북당국회담 무산 예상한 이유는?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그렇다. 어제 이번 회담이 안될 가능성이 높다고 이야기 했다. 우선 격을 놓고 따져본 적이 없었다. 장관급회의의 규모에서 5명이 거론된다. 본래 실무회담에서 북측에서는 상급대표를 하겠다고 했는데 그건 장관을 의미한다. 강지영 조평통 서기국장이 수석대표를 듣고 별 이의가 없었는데 정부에서는 문제가 된 것으로 보인다. 강지영은 안경호의 후임인데 사실 조평통 서기국장은 급이 높다. 사실상 장관보다 급이 높다. 조평통, 통전부는 적절한 역할을 분담하는 기구다. 우리정부에서 무리한 해석을 한 것으로 보인다.]

Q. 북한의 조직체계 어떻게 다른가?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우리는 정부와 삼권 분립되어 있고, 북한은 당이 중심이다. 과거의 북 대표단을 보면 김령성, 권홍 등이 왔는데 다 북한의 부총리 밑의 내각 책임참사들이다. 내각의 장관급이다. 이번에 문제가 된 것이 강지영의 문제뿐만 아니라 지금까지 했던 모든 회담의 격이 잘못됐다고 하니, 당황스럽다.]

[문정인/연세대 교수 : 강지영 서기국장 밑에 제일부국장이 김영성이다. 내각 책임참사이다. 북한 당 구조에 대해 상경한 것은 있지만 격이 떨어지지 않아 보인다. 강지영을 장관급으로 생각해 북한에서 보냈는데 남측에서 안 받아드린다고 한 것이다. 북한에서 남북관계를 통괄하는 것은 통일전선부이다. 일종의 공작조직이다. 통일전선부의 장이 밖에 나올 수 없는 것이다. 그것은 마치 우리 국정원장이 밖으로 나오는 것이다. 북에서는 통일부가 없다. 대신 다른 여러 기구를 둔다. 위원회를 두고 그 중심으로 접촉하는 것이다. 복잡한 구조인데 그것을 우리 정부측에서 요구한 것은 북쪽도 우리쪽에 맞춰라 하는 것이다. 이번에 거기서 쫑이 난 것이다. 김양건은 모자를 세가지를 쓰고 있다. 물론 대남관계를 총괄하기 때문에 우리쪽에서 나오라고 할 수는 있지만 북한에서 안 들어 준다고 우리가 문제 삼아서는 안된다. 이기론 인상을 주면서 이렇게 판을 깰 필요가 있는가.]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수석대표가 누가 되던 간에 모두 남북의 최고통치자의 임명장을 받아서 가는 것이다. 사실 격이 중요하지 않다. 이게 법률로 정해져 있다. 북쪽도 마찬가지이다. 권홍 내각책임참사도 위임받아 온 것이다. 여러가지 논의하면서 협상해 나가는 것이다. 지금까지 나온 대표들도 격이 낮은 사람이라고 평가하는 건 도대체 무슨 근거로 말하는 건지 모르겠다.]

Q. 과거에도 남북 회담 무산된 적 있나?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이런 경우는 처음이다. 도중에 한번 우리가 회담을 중단하고 나온 적이 있었다. 그건 우리측에서 결정한 것이다. 2001년의 경우 북한이 중단하겠다고 한 적은 있지만 격 문제은 아니였다.]

Q. 북한, 남한에만 격 낮은 인물 보낸다는 지적에 대해
[문정인/연세대 교수 : 남북관계는 특수한 관계이다. 북한의 대남기구는 내각과 별도로 하는 것이다. 국제적기준하고 상당히 다른 것이다. 조선 노동당의 국제부장이 있어 다른 나라와 상대한 것이다. 상부의 위임을 받아 협의를 하는데 그 이상 중요한 게 무엇이냐.]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지금까지는 내각책임참사가 나왔다. 이번에는 조평통 대변인이 회담에 대한 제의를 하고 실무접촉을 했다. 조평통을 중심으로 한 게 다르다. 이번에는 당에 소속된 조직이 중심이 되서 회담을 끌고 간 것이다. 2007년 5.29일 21차 회담에 참석했는데 비교해보면, 조평통이 이렇게 중심으로 남북대화의 일선에 나온게 진일보한 것이다. 조평통의 서기국이 일종의 사무처이다. 오히려 책임자가 협상대표로 나온다는게 북한이 적극적으로 노력한 것으로 보인다.]

Q. 정부의 회담 수정안 불가방침 평가는?
[문정인/연세대 교수 : 이해가 안된다. 이런 모든 것들을 보면 정부가 북한을 체계적으로 이해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금 북한에서는 통일전선부 구도로 봐서 강지영이 나올 수 있는 실무자로서 최고인물이다. 나머지는 다 나이 많은 사람으로 거의 은퇴자이다.]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북한으로서는 상급대표를 낸 게 맞다. 그것을우리가 받지 않고 차관을 내놓건 우리의 착오다.]

[문정인/연세대 교수 : 우리측에서 제시한게 장관급이다. 그런데 마지막에서 슬쩍 봐서 차관급으로 넣었다. 그러니 북쪽에서는 우리를 뭘로 보냐 이렇게 나오는 것이다.]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21차까지 남북대화가 성공적으로 갈 수 있었던 것은 서로에 대한 체제를 존중했기때문이다. 다르다는 것을 서로 인정하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는 것이다. 2006년 10.9에 북한이 첫 핵실험을 했다. 남북관계가 다 깨졌다. 6자회담에서 2007년 2.13합의를 내면서 북핵을 해결하는 합의를 했다. 이것과 맞춰 그해 2.27을 남북대화가 시작됐다. 국제사회가 돌아가는 것과 함께 남북관계도 유연하게 가는게 옳다. 이번이 진짜 기회였다. 최룡해가 방중해서 중국의 제의대로 여러 회의를 대화로 풀어나가겠다가고 했다. 최룡해는 최고의 군부 책임자이다. 2000년 조명록 차수가 당시 상황을 풀어나간 것 처럼, 최룡해가 이런 문제를 푼 것을 비교해 보면, 군부가 나서서 대화하겠다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변화이다. 이런 여러가지 국제 변화를통해 이번 회담도 가능했다. 그런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Q. 북한 회담의지 없었다는 지적, 입장은
[문정인/연세대 교수 : 언론들이 잘못 보도한 게 있다. 시진핑이 오바마에 손을 들어줬다는 건데, 결국은 6자회담에 나오는게 원래의 목표라고 중국에서 마지막에 정리했다. 미묘한 시각차가 양국에 존재한다. 중국의 경우는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에 동조하지만 우선 당장은 6자회담을 해야한다는 것이다. 그런데 미국측에서 북한이 가시적행보를 보이지 않을 때는 6자회담을 할 수 없다고 보도된 것이다. 그래서 양제츠가 다시 정정한 것이다.]

[이재정/전 통일부 장관 : 그런 해석에 대해 경계해야 한다. 정치라는 것은 타이밍의 예술이다. 최룡해가 시진핑을 만나 대화를 하고 이것을 통해 약속한 것 중에 하나가 여러단계의 대화를 한다는 것이다. 그 안에 남북 대화 북미대화가 들어가 있는 것이다. 미중간의 정상회담이 열리기 전에 공표한 것이 북으로서는 대단한 것이고 시진핑에게도 힘을 실어준 외교적 문제이다. 격을 따진 것 북한이 아니라 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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