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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총회서 '왕따'된 미국, 분담금 3천억 삭감으로 앙갚음

입력 2017-12-26 16:01

'예루살렘 결의안' 후 유엔예산 깎아…"국제기구는 돈거래와 다르다" 비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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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결의안' 후 유엔예산 깎아…"국제기구는 돈거래와 다르다" 비판

유엔총회서 '왕따'된 미국, 분담금 3천억 삭감으로 앙갚음
 
유엔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예루살렘 수도 인정'에 반대하는 결정을 내리자 미국이 분담금을 대폭 삭감하는 '뒤끝' 행보를 보였다.

니키 헤일리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추가 삭감을 암시한 가운데, 분담금을 볼모로 한 미국의 '보복성' 조치가 유엔의 역할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5일(현지시간) 미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유엔총회는 전날 2018∼2019년도 예산으로 전년보다 2억8천500만달러(한화 3천66억원) 감소한 53억9천600만달러(한화 약 5조8천60억원)을 책정했다.

예산안 채택 후 헤일리 대사는 성명을 내고 "미국은 유엔 예산 2억8천500만달러을 삭감했다"며 "더는 미국인의 관대함을 이용하도록 방치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계속해서 미국의 이익을 보호하면서 유엔의 효율성을 개선하는 방법을 찾아보겠다"며 유엔 분담금 추가 삭감 여지를 남겼다.

트럼프 정부는 줄곧 유엔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며 분담금을 수십억 달러 감축하겠다고 공언해왔지만, 특히 유엔이 총회를 열어 '예루살렘 결의안'을 채택한 지난 21일 전후로 '협박'이 더욱 노골적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의 수도로 인정한다고 선언하자, 유엔은 이에 맞서 이스라엘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거부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 찬성표를 던진 나라는 128개국, 반대는 9개국뿐이었다. 35개국은 기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 표결 전날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그러면 우리는 그만큼 돈을 아끼게 될 것"이라고 분담금 삭감을 공개적으로 경고했다.

헤일리 대사도 트위터를 통해 "미국은 (결의안에 찬성하는 회원국의) 명단을 만들 것"이라며 '블랙리스트'까지 작성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미국은 유엔 분담금을 가장 많이 내는 국가다. 2016∼2017년도 유엔 분담금의 22%, 평화유지군 예산의 28.5%를 부담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유엔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법이 미국에 대한 공격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 또 단지 돈을 가장 많이 낸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나라가 미국을 따라올 것이라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스튜어트 패트릭 미 외교협회(CFR) 선임 연구원은 NYT에 "트럼프 정부의 특징은 국제기구에서 실제로 얻는 혜택에는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점"이라며 "거래의 방식으로만 다룰 수 있는 게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의 유엔 담당 이사인 루이 샤르보노는 "유엔에서 효율성을 끌어올리고 낭비를 줄이는 것은 아무런 문제가 없다"며 "하지만 인권유린을 감시, 조사, 폭로하는 유엔의 역할이나 전 세계에서 생명을 구하는 능력이 축소되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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