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 여중생에 대해 지난해 3월에 가출 신고가 접수된 뒤, 9개월간 이어진 경찰의 수사에도 아쉬운 점이 적지 않습니다. 생사 여부를 알 수 있는 실질적인 것들, 그러니까 인터넷에 접속한다든가, 교통카드를 쓴 내역에 대한 수사는 사실 없었습니다.
김도훈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JTBC가 입수한 부천 여중생 시신 발견 사건 보고서입니다.
지난해 3월 실종 신고 접수 직후 담임교사와 면담했고, 이후 다섯 달 동안 이 양의 행적을 찾기 위해 PC방과 찜질방, 쉼터 등을 살펴봤다고 나와 있습니다.
그런데, 위치를 파악할 수 있는 통신내역 조회는 실종 수사 8개월 뒤에야 이뤄졌습니다.
9개월에 걸친 행적수사에서 이 양을 보거나 만난 사람이 없었지만, 생사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이 양의 인터넷 접속기록과 교통카드 사용내역은 전혀 들여다 보지 않았습니다.
심각한 사고를 당하거나 강력범죄의 피해를 입었을 수도 있지만 이상하게도 이런 부분은 살펴보지 않았습니다.
[경찰 관계자 : 가출은 일단 소재확인이고, 요즘 가출한 애들이 솔직히 많잖아요. 계속 찾는 데까지는 그냥 (찾았죠.)]
그러나, 연말과 연초에 걸쳐 인천 아동학대 사건과 부천 아들 시신 훼손 사건이 발생하자 법무부 장관과 경찰청장이 직접 나서 장기결석자 관리를 지시했고, 그제서야 경찰은 이 양 사건을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합니다.
구타 흔적이 있었다는 이 양 친구의 진술을 경찰이 확보한 건 불과 2주 전이었습니다.
[곽대경 교수/동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 처음 몇 달 동안 교통카드나 인터넷 사용여부 등을 확인해 본다면 실제로 생사여부를 판단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겁니다.]
잇단 아동학대 사건이 없었다면, 이 양의 시신은 오늘도 작은방에 방치돼 있었을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