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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용 면접서 사상 검증?…정치 관련 기출문제도 등장

입력 2015-12-03 09:14 수정 2015-12-03 1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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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기업 채용 면접에서 요즘 정치적인 질문들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어떻게 보고 있느냐 하는 등의 질문입니다. 기업들은 어떤 논리로 말을 하는지 보겠다는 입장이지만, 취업준비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떠나서 어떤 답을 해야할지 고민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선화 기자입니다.

[기자]

27살 이모 씨는 지난달 성균관대 교직원 면접을 보러 갔다가 서울 도심 집회와 관련된 질문을 받았습니다.

농민 백남기 씨가 물대포에 맞아 쓰러진 게 누구의 책임이냐는 겁니다.

[이씨/면접자 : 시사상식을 묻는 줄 알고 정보 중심으로 이야기했더니 중간에 말을 끊고 계속 누가 책임을 져야 하느냐 물었어요. 단순 사상검증 같다고 생각해요.]

지난달 우리은행도 면접에 나온 수험생들에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대한 찬반 입장을 물어봤습니다.

아모레퍼시픽 면접에서 나온 이후 사회적인 논란이 일었던 내용입니다.

[심모 씨/면접자 : 그런 질문을 또 할 거라고는 예상 못 했고요. 논란의 여지가 있고 보수인지 진보인지 알 수 있는 질문은 면접에서는 자제하는 게 좋지 않을까 싶어요.]

김모 씨는 삼성그룹 최종면접을 보러 갔다가 여성 리더로서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을 받았습니다.

[김씨/면접자 : 개인의 성향인데 그걸 면접에서 물어봤다는 자체가 당황스러웠어요. 답이 정해져 있지 않나 싶어요.]

수험생의 정치적인 성향이나 사상을 알아보기 위한 것으로 의심되지만 기업은 논리를 알아보기 위한 거라고 설명합니다.

[기업 인사팀 관계자 : 그 사람이 논리적으로 말하느냐, 자기 입장을 어떻게 주장하느냐 그런 논리성을 보기 위해서 (질문을) 하는 거죠.]

취업준비생들 사이에선 정치와 관련된 기출문제까지 등장했습니다.

[이모 씨/면접자 : 가장 존경하는 정치인이 누구냐고 물으면 박정희 전 대통령이라고 하는 게 가장 모범적인 답변이라고 해요.]

하지만 정치적 성향이나 사상을 검증하려는 건 기본권 침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취업난 속에 취업준비생들에겐 양심의 자유를 논하는 것조차 사치가 돼버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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