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여당] 새 원내대표에 '친박' 정우택…분당 국면 속도?

입력 2016-12-16 17:45 수정 2016-12-16 19:10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앵커]

새누리당이 새 원내사령탑으로 '친박' 정우택 의원을 선택했습니다. 비박계와 야당에선 '탄핵 민심'에 역행한 결과라는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오늘(16일) 여당 발제에서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결과와 향후 전망을 자세히 분석해보겠습니다.

[기자]

새누리당은 '도로 친박당'을 선택했습니다. 새 원내대표로 친박계 정우택 의원이 당선됐습니다. 친박 핵심들, 그리고 어쩌면 박근혜 대통령까지도 가슴을 쓸어내렸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과는 7표 차이였습니다. 친박 정우택 의원이 62표, 비박 나경원 의원이 55표였습니다. 정 의원이 얻은 62표는, 공교롭게도 친박계 모임인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의 발기인 62명과 일치합니다. 일단 친박 쪽에선 "당을 지켜야 한다는 의원들이 똘똘 뭉친 결과"라고 주장했습니다.

오늘 의원총회에서 나경원 의원은 "친박 척결"을 주장했습니다. 새누리당의 모든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는 '재창당'을 내걸었지만, 기득권을 지키려는 주류 친박의 벽을 넘지 못했습니다.

[나경원 의원/비박 원내대표 후보 (투표 전 모두발언) : 당의 모든 재산을 국고에 귀속시키고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 가짜 보수를 척결하고 진짜 보수의 가치를 높이 세워야]

반면, 친박 정우택 의원은 이른바 '착한 척' 전략을 일관되게 유지했습니다. "친박 실세의 2선 후퇴"를 주장하면서 중립파 의원들을 상당수 끌어온 것으로 보입니다.

[정우택 의원/친박 신임 원내대표 (투표 전 모두발언) : 친박 실세, 정중히 2선으로 물러나실 것을 요청. 그것은 제가 당선됨으로써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정 의원은 원내대표 당선 직후에도 "통합"을 외쳤습니다. 사실상 자신을 밀어준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의 해체를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정우택 의원/친박 신임 원내대표 (당선 소감) : 생각나는 말은…'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우리 사즉생의 마음으로 우리 한번 새누리당 살려봅시다. 여러분과 함께 하겠습니다.]

그러나 매우 안타깝지만, 정 신임 원내대표의 뜻대로 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결국 '도로 친박당'으로 결론이 나면서, 분당 가능성이 더 커졌습니다.

실제로 비박계 일각에선 탈당을 서두르는 분위기도 감지됩니다. "친박과 뭉치면 죽고, 흩어지면 산다"고 생각하는 비박 의원들이 적지 않습니다. 당장 오늘 패배한 나경원 의원만 해도 그렇습니다.

[비박 나경원 의원 (7표 차 패배) : 민심에 따른 선택을 해주실 것을 기대했는데…당에 변화의 결과를 못 만들어내서 아쉽습니다. (탈당도 선택지에 있나요?) 일단 논의해보겠습니다.]

자, 이제 비박계엔 두 갈래의 길이 있습니다. 하나는 집단 탈당 후 보수 신당을 창당하는 길입니다. 다른 하나는 다음 주로 예상되는 비대위원장 선출에서 2차전을 치르는 길입니다.

비박계 내부의 이른바 '김무성파'는 전자를 선호합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신당 창당을 고심하고 있는데, 오늘 경선에서 비박계가 패했기 때문에 그 속도가 빨라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김무성 전 대표/새누리당 (어제) : (주류 쪽에서 다시 원내대표가 되면 대표님께서는 다른 생각을 하실 수도 있으신가요?) 그것은 선거 끝나고 난 뒤에 말씀드리겠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김무성파'는 소수입니다. 원내대표 경선에선 비록 패했지만, 비대위원장 선출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게 대다수 비박계 의원들의 생각입니다. 만약 비대위원장마저 친박계에 내준다면, 그때 가서 탈당을 결행해도 늦지않다는 겁니다. 이른바 '유승민파' 의원들의 판단입니다.

[유승민 의원/새누리당 (지난 14일) : 비대위원장 선출까지 보고 나면 아마 탈당에 대해서는 많은 분들이 탈당을 하든 당에 남아있든 아마 결심을 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하지만 비박계 입장에선 비대위원장도 낙관할 수만은 없습니다. 비대위원장은 800여명에 달하는 전국위원회의 추인이 필요한데, 전국위의 약 70%가 친박 성향으로 파악됩니다.

친박계는 친박 원내대표를 앞세워, 비대위원장 역시 자신들에게 유리한 인사를 앉힐 가능성이 큽니다. 친박 지도부는 오늘 예상보다 빨리 전원 사퇴 입장을 밝혔습니다. 당직자들의 파업을 막고, 전국위 개최를 서두르기 위한 조치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정현 대표/새누리당 : 저는 오늘 당 대표직을 사퇴합니다. 그리고 조원진, 이장우, 최연혜, 유창수, 박완수 최고위원님들께서도 전원 저와 함께 최고위원직을 오늘 사퇴하기로 했습니다. 정우택 원내대표 체제가 새롭게 출발한 만큼 완전히 새롭게 시작하고 국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새롭게 변화되기를 바라는 염원에서 뜻을 모았습니다.]

오늘은 음악으로 발제 내용을 정리합니다. 정치가 음악을 만났을 때.

"에라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에라 모르겠다"

빅뱅의 '에라 모르겠다'입니다. 오늘 새누리당은 '도로 친박당'을 선택했습니다. 대통령을 탄핵한 촛불민심을 역주행한 결과라는 지적이 많습니다. 새누리당의 친박계, 이른바 주류 의원들은 "에라 모르겠다. 우리 기득권이나 지키자" 이런 심정이 아니었을까요.

오늘 여당 기사 제목은 이렇게 정하겠습니다. < 새누리, 새 원내대표에 '친박' 정우택 >

관련기사

정우택 탄핵정국 '말말말'…"대통령 생각하니 마음 아파" 새누리 이정현 대표 등 '친박' 지도부, 일괄 사퇴 선언 새누리 원내대표에 정우택 당선…비박계 탈당 목소리 정우택 "나경원이 원내대표?" vs 나경원 "의총이나 참석해라" 청와대 현장조사 강행…새누리 원내대표 선거 전면전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