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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설현의 홍보영상, 정말 투표율 올릴까?

입력 2016-03-29 22:12 수정 2016-03-29 23: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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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29일) 논란이 됐던 얘기이기도 합니다. 이번 4.13총선을 앞두고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만든 홍보영상인데요. 이런 광고가 정말 투표 장려에 효과가 있겠느냐, 이런 얘기도 나왔고 또 한편에선 오히려 여성에 대한 편견을 담고 있다는 문제제기도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는데, 최근 다른 정부기관 홍보대사를 둘러싸고도 비슷한 논란이 나온바가 있습니다. 연예인 홍보대사, 과연 효과 있는 건지, 오늘 팩트체크에서 따져보겠습니다.

김필규 기자, 그동안 정부기관에서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모신 경우는 굉장히 많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보도로도 많이 보셨을테데요. 거의 모든 부처와 산하기관들, 그리고 정책 하나에까지 이처럼 연예인 홍보대사를 두고 있었는데, 특히 어제는 병무청 홍보대사인 미스코리아가 논란이 됐습니다.

징병검사장에서 한 신검자가 현역 판정을 받자 박수치며 축하하는 사진이 보도된 건데, 인터넷에선 '무슨 의미로 박수 치는 거냐' '뭘 홍보한다는 거냐'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이달 초엔 금융위에서 홍보 인터넷 홍보드라마를 하나 내놨는데, 이와 관련해서도 문제가 제기된 바 있습니다.

[앵커]

아이돌 그룹 멤버 같은 경우에 한번 홍보대사가 되었을 때 조회수가 상당히 높지않습니까? 그런 것이 일종의 홍보에 크게도움이 된다고 판단하는 거 아닐까요?

[기자]

네. 이번 같은 경우에 금융위에 웹드라마라고 해서 홍보드라마에서 아이돌그룹 엑소의 카이가 출연했는데, 오늘 오전 9시 기준으로 조회수가 900만건을 넘었다고 금융위에서 보도자료를 내기도 했습니다.

동영상은 크라우드펀딩과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ISA 관련된 내용이었는데요. 최근 금융관련 소식을 홍보하기 위한 영상이었던 건데, 엑소가 뮤직비디오를 한번 내면 조회수가 보통 5천만 건을 훌쩍 넘습니다.

우리나라 팬들만 아니라 외국팬들도 보기 때문에 그런건데요. 이렇게 볼 때 과연 정책 대상자들에게 제대로 접근이 된 건지, 이 조회수와는 무관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오는 겁니다.

[앵커]

이런 식으로 홍보대사를 기용한 나름의 이유들이 있겠죠?

[기자]

그렇습니다. 설현의 경우에는 국민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고 있어서 이렇게 공감, 소통, 참여를 통한 아름다운 선거문화 정착에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는 게 선관위의 설명이었고요.

병무청에서는 미스코리아의 밝고 맑은 이미지가 병무청의 슬로건인 밝은 나라 맑은 병역과 부합한다라고 이렇게 선정 이유를 밝혔습니다.

결국은 아름다워서, 밝고 맑아서 선정했다는 건데요. 문제는 그게 실제 홍보효과로 이어질 수 있느냐 하는 부분입니다.

[앵커]

그래도 아까 조회수도 얘기했지만 인지도가 있는 연예인들을 홍보대사로 이렇게 하면 위촉을 하면 아예 안 하는 것보다는 낫지 않겠냐라는 얘기를 할 수 있는 건 아닐까요?

[기자]

관련돼서 연구도 많이 진행이 됐는데요. 실제로 잘 알려지지 않은 정책. 필요한데 알려지지 않은 정책의 경우에는 연예인을 내세웠을 경우에 쉽게 주목을 받는 효과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 이야기였습니다. 하지만 또 이런 부분을 감안해야 한다고 했는데 직접 들어보시죠.

[진용주 교수/계명대 광고홍보학과 : 그 유명인이 갖고 있는 전문성이나 매력도, 신뢰도하고 그 공공기관이 갖고 있는 부합도가 맞지 않으면 오히려 역효과가 나는 경우도 많았어요. 너무나 마구잡이로 홍보대사를 쓰니까 실질적으로 효과를 못 보는 경우가 많고. 한 사람이 여러 기관의 홍보대사를 하기도 해요. 그러다 보니까 아이덴티티가 없어지는 거예요.]

실제로 어떤 정부 정책과 관련해서 유명인과 전문가 그리고 일반인을 써봤더니 셋 중에 전문가를 기용했을 때 홍보효과가 가장 높았던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요.

오히려 그 이슈와 적합하지 않은 홍보대사를 썼을 때 대중에게 부정적인 신념을 준다. 특히 선거 같은 경우에는 정치에 냉소적인 유권자들에게 악영향까지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외국의 경우에도 사실은 이렇게 유명 연예인들이 홍보대사로 활동하는 경우는 많이 있지 않습니까?

[기자]

맞습니다. 대표적인 긍정적인 사례로 꼽히는 게 유니세프 친선대사였던 영화배우 오드리 헵번, 그리고 또 이제 UN 난민기구 홍보대사인 안젤리나졸리 등인데요.

죽기 전까지 에티오피아나 소말리아에서 굶주린 아이들을 돌보는 삶을 살았고요. 또 졸리도 관련 활동을 꾸준히 펼치면서 실제로 난민 아동을 입양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 해당 연예인이 주는 메시지와 정책이 잘 부합해야지 홍보효과가 있다는 설명이 나오는데요. 선거 관련해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영상 하나 잠시 보시죠.

[해리슨 포드 (2008년 미국 대선 투표 격려 캠페인) : 2000년 선거에서 537표가 결과를 바꿨어요. 그런데 내가 한 표가 소중하지 않다고 말해야 한다고요?]

[윌 스미스 (2008년 미국 대선 투표 격려 캠페인) : 제 아버지는 '투표하지 않을 거면 할 수 있는 말도 없다'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저는 투표합니다.]

[할리 베리 (2008년 미국 대선 투표 격려 캠페인) : 거기 그냥 가만히 계세요. 투표하지 마세요. 만약 당신이 건강보험 문제에 관심 없다면 말이죠.]

[스칼렛 요한슨 (2008년 미국 대선 투표 격려 캠페인) : 저는 투표할 권리가 있기 때문에 투표합니다.]

[앵커]

지난 대선 때 미국에서 연예인들이 그러니까 투표를 좀 독려하는 그런 내용인데 굉장히 와닿는 부분들이 사실 많이 있네요.

[기자]

어떻게 보면 우리 동영상과는 온도차가 느껴지는 부분인데요. 내가 이 중요한 이슈들에서 정말 관심이 없다면 투표하지 마라라는 내용을 역설적으로 담아서 이 영상 자체도 상당한 호평을 받았고 이를 보고 한 달도 안 되는 기간 동안에 30만명 이상이 새로 유권자 등록을 하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이런 저런 논란으로 우리 선관위 동영상도 이제 상당히 주목을 받게 됐는데요. 목표가 높은 조회수를 올리는 건지 아니면 정말 투표율을 위한 건지 좀 더 심각한 고민, 필요해 보입니다.

[앵커]

설현이라는 가수를 등장시켰으면 기왕이면 좀 더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게 했으면 좋지 않았겠느냐 하는 아쉬움의 표현으로 이해를 하면 되겠죠?

[기자]

네.

[앵커]

알겠습니다. 그나저나 김필규 기자한테 만일 홍보대사 역할이 온다면 제가 보기에는 예를 들면 소비자보호단체 이런 쪽에서 올 것 같은 느낌을 잠깐 받기는 했습니다만 그런 건 안 왔죠?

[기자]

네, 아직 오지 않았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김필규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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