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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모친 장례 가족끼리…조의 마음으로만 받겠다"

입력 2019-10-30 18:47 수정 2019-10-30 18:57

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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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시 정치부회의 #청와대 발제


[앵커]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가 어제(29일) 향년 92세의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장례는 가족장으로 조용하게 치르겠단 뜻을 밝혔는데요. 다만 빈소에는 정부 관계자들과 정치인, 또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패스트트랙 법안처리 놓고 공방을 이어가던 여야도 잠시 정쟁을 멈추고 한목소리로 애도를 표했습니다. 오늘 신 반장 발제에서 관련소식, 자세히 살펴봅니다.

[기자]

문 대통령은 어제 오후 수원에서 열린 '2019 전국 새마을 지도자 대회'를 찾았습니다. "대한민국의 밑바탕에는 새마을운동이 있다"면서 "새마을운동을 발전 시켜 앞으로도 함께 잘 사는 나라를 완성해 나가자", 힘주어 연설했습니다. 그런데 연단에서 내려온 뒤 표정은 사뭇 심각했습니다. 이미 오전부터 모친인 강한옥 여사가 위중한 상태란 소식을 전달받았기 때문인데요. 공식 일정을 모두 소화한 뒤에 부산에 가기로 결정했지만, 당시 문 대통령의 속내가 얼마나 무거웠을지, 쉬이 짐작하기조차 어렵습니다. 행사를 마치자마자 급히 헬기를 이용해 부산을 찾았고요. 어머니의 임종을 곁에서 지켰습니다.

[고민정/청와대 대변인 (어제) : 문재인 대통령의 모친 강한옥 여사께서 10월 29일, 향년 92세를 일기로 별세하셨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고인의 뜻에 따라 장례는 가족들과 차분하게 치를 예정이며, 조문과 조화는 정중히 사양하겠다는 뜻을 전하셨습니다. 애도와 추모의 뜻은 마음으로 전해 주시기 바랍니다.]

병원을 나와 빈소로 향하는 얼굴에선 깊은 슬픔이 짙게 배어났습니다. 문 대통령은 피난살이 가운데 2남 3녀를 길러낸 어머니에 대한 고마움, 그리고 애틋한 마음을 여러 차례 표현했습니다. 왼쪽 넷째 손가락에 낀 묵주반지도 고인이 준 선물입니다. 23년째 항상 함께하고 있습니다.

자서전 '운명'에는 구멍가게를 운영하고 연탄배달을 하며 고생한 어머니의 이야기가 자세히 담겨 있는데요. 특히 대학 시절 유신 반대 시위로 경찰에 구속됐을 때, 강 여사가 "재인아! 재인아!" 소리치며 호송차를 쫓았는데 "그 순간이 지금까지도 뇌리에서 떠나지 않는다. 혼자서 어머니를 생각하면 늘 떠오르는 장면"이라 소개한 바 있습니다.

[KBS '2019 만남의 강은 흐른다' (지난달 13일) : 우리 어머니는 거제에서 집집마다 닭들을 몇 마리씩 키우니까 거기서 달걀을 구입해가지고 저를 업고 그 달걀을 머리에 이고 그렇게 해서 부산까지 가서 부산에 시장에 가서 팔고 그런 식의 생활을 쭉 하셨어요. (어머니가) 피난살이가 너무 힘들어서 정말 도망가고 싶을 때가 여러 번이었는데 남한 천지에 아는 사람 한 명 없더라. 그래서 도망을 못 가셨다는 거…]

대한민국 현직 대통령이 임기 중 모친상을 당한 것은 이번이 처음입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 모친이 국가장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 만큼 가족장으로 치르는 것이 자연스럽다는 입장입니다. 문 대통령은 오늘 새벽 페이스북 글을 통해 "어머니가 '그래도 행복했다'는 말을 남기셨다", "가족과 친지끼리 장례를 치르려고 한다"며 "많은 분들의 조의를 마음으로만 받는 것을 널리 이해해주시기 바란다"고 했습니다. 3일간 가족장을 치를 예정인데요. 실제로 빈소에 온 조화, 조문 대부분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이호철/전 청와대 민정수석 (어제) : (수석님 오늘 내려오신 거는 뭐 이렇게 대통령께서 연락 주신 거 받고 내려오신 거…) 저는 집이 부산입니다. 바로 근처입니다. (소식 보고서 오신…) 네, 네. (잠시 만나셨으니까 한번 좀 어떤 말씀 나누셨는지 대략. 뭐 위로하셨겠지만…) 침울하게 계신데 저희들이 드릴 수 있는 말씀이 별로 없지 않겠습니까.]

내일 청와대에서 열릴 예정이던 '공정사회를 위한 반부패정책협의회의'는 자연스레 순연됐습니다. 다만 문 대통령은 다음 달 3~5일 태국에서 열리는 아세안 관련 정상회의에는 참석 의사가 강하다고 합니다. 규정상 5일을 쉴 수 있지만, 회의 준비를 위해 오는 주말 전에 청와대로 복귀할 가능성도 있다고 하는데요. 참모진들에겐 국정 운영에 차질이 없게 하란 당부와 함께, 최소한의 수행 인원만을 부산에 머물도록 지시했습니다.

네 이번엔 국회 소식도 짧게 다뤄보겠습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검찰개혁 법안을 예정보다 늦어진 12월 3일 본회의에 부의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부의 시점을 두고 여야 해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또 다른 충돌, 소위 제2의 패스트트랙사태가 빚어질 걸 우려해 내린 선택으로 보이는데요. 민주당은 법안처리 의결정족수 확보에, 한국당은 공수처와 선거법 관련 의원정수 확대 논의에 반대 목소리를 높이며 총력전에 뛰어들었습니다.

이런 가운데,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에 공조한 당시 여야 4당 원내대표들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는데요. 내년 총선일정을 감안할 때 선거법 처리는 12월 3일 본회의가 마지노선이라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장병완/전 민주평화당 원내대표 : 12월 17일이 21대 국회의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 등록일임을 감안한다면 늦어도 한 달 전인 11월 17일까지는 여야 협상을 마무리하고 12월 3일까지는 법안 처리를 마쳐야 합니다.]

[김관영/전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지난 4월 패스트트랙을 제안하고 추동했던 당시의 연대는 여전히 유효하고…]

오늘 세 번째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 주자로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가 나섰는데요. 우선 모친상을 당한 문재인 대통령과 유족들에게 위로를 건네는 것으로 연설을 시작했습니다. "모친상을 당한 대통령에게 쓴소리해야 하는 제 처지도 참으로 곤혹스럽다"고 했는데요. 이어 패스스트랙 법안 관련 주장을 이어갔습니다.

[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민주당은 공수처장은 물론 공수처 차장과 수사 검사까지 모두 대통령이 임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누가 봐도 정권 직속 어용수사처 창설이며, 군사정권 시절 청와대 직속 공안검찰의 부활이지 결코 검찰개혁이 될 수는 없습니다.]

또  "선거법을 힘으로 강행처리하면 다음에 새롭게 정권을 잡은 쪽에서 또다시 힘으로 고치려 드는 그런 악순환이 반복될 뿐"이라고도 주장했습니다. 문 대통령을 직접 겨냥하기도 했는데요. "자신만이 옳다는 오만과 독선으로 대한민국을 위기에 빠뜨리고 있다"고 비판하며, 조국 사태도 '송구스럽다'는 말로 넘어가선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오신환/바른미래당 원내대표 : 공정과 정의의 가치를 땅에 떨어뜨리고, 온 나라를 두 동강을 낸 국민 분열 행위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은 반성하고 사죄하기 바랍니다.]

여야는 오늘 오후 여야 5당 대표와 각 당 실무 의원이 참여하는 두 번째 정치협상회의를 가질 예정이었는데요.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비롯해서 대표급 인사들, 문재인 대통령 모친상 조문을 이유로 회의가 미뤄진 것으로 보입니다. 내일은 여야 교섭단체 3당이 비공개 3+3 회동을 갖고 선거법 관련 협상을 이어갈 예정인데요. 쉽게 합의점을 찾긴 어려워 보입니다.

오늘 청와대 발제 정리합니다. < 문 대통령 모친상, 조용한 분위기 속 가족장으로…"조화, 조문 정중히 거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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