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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곤아동의 천사'…오드리 헵번 22주기, 그녀를 추억하다

입력 2015-01-20 21:59 수정 2015-02-25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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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남성들에겐 만인의 연인으로, 또 여성들에겐 지금 봐도 전혀 촌스럽지 않은 스타일로…가슴속에 남은 배우죠. 바로 오드리 헵번입니다. 은막의 여왕이었지만, 말년엔 굶주린 아이들을 돕는데 삶을 바쳤습니다.

22년 전 오늘 세상을 떠난 헵번을…주정완 기자와 함께 만나보시죠.

[기자]

이른 아침, 뉴욕 맨해튼의 한 보석가게. 잘 차려입은 한 여성이 장식창 너머 보석을 바라보며 아침식사를 합니다.

화려한 삶을 동경하지만 초라한 현실 속 주인공은 창가에 앉아 기타를 치며 쓸쓸함을 달랩니다.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은 오드리 헵번의 불우했던 어린 시절과 많이 닮았습니다.

6살 때 아버지가 가출하고 나치 치하 네덜란드에서 10대를 보낸 헵번.

[최요한 예술감독/'오드리 헵번' 전시회 : 활발하고 행복하게 지냈어야 될 나이에 네덜란드 아른험에서 참혹한 광경을 많이 목격하고 오드리 헵번 스스로도 겨우 살아나는 경험을 하게 됩니다.]

배우가 된 헵번에게 23살 때 찍은 영화 '로마의 휴일'은 인생 반전을 가져왔습니다.

로마 시내 스페인 계단에서 아이스크림을 맛있게 먹는 공주는 전 세계를 사로잡았습니다.

첫 주연 영화로 스타덤에 오른 헵번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까지 받았고, 헵번의 짧은 머리와 스카프, 블라우스 등은 선풍적 인기와 함께 헵번 스타일로 불렸습니다.

[정지욱/영화평론가 : 카리스마 넘치는 엘리자베스 테일러나 육감적인 마릴린 먼로와 달리 청순하고 도도한 모습입니다. 남성들에겐 보호 본능을 일으키고, 여성들에겐 선망의 대상이 됐습니다.]

헵번은 후속작품에서도 성공하며 자신만의 연기 세계를 구축해 갑니다.

동료배우 멜 페로와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한 뒤 영화 '전쟁과 평화'에 함께 출연합니다.

[오동진/영화평론가 : 가만히 있기만 해도, 표정 연기만 해도, 저 여인을 좋아하게 되거나 안고 싶게 만들거나 이런 느낌을 주는 사람은 아마 오드리 헵번이 아닐까.]

스위스 시골 마을에 보금자리를 마련한 헵번은 평범한 가정생활을 원했지만 행복은 오래가지 못했습니다.

첫 이혼 뒤 정신과 의사인 두 번째 남편을 만났지만 10년 만에 다시 헤어집니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영화 '영혼은 그대 곁에'를 끝으로 영원히 스크린을 떠났지만, 햅번은 영화 속에서보다 더 빛나는 제2의 인생을 시작합니다.

유니세프 친선대사를 맡아 제3세계를 돌며 불우 어린이를 위한 봉사활동에 헌신합니다.

[최요한 예술감독/'오드리 헵번' 전시회 : (헵번은)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만 방송에 내보내는 그런 활동을 한 것이 절대 아닙니다. 정치가들, 지도자들을 만나서 변화를 많이 주려고 애쓴 그런 인물이기도 합니다.]

63세 된 1992년 가을, 소말리아를 방문한 헵번은 아랫배에 심한 통증을 느꼈지만 아이들의 처참한 환경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라고 참았습니다.

결국 집으로 돌아와 충수암 진단을 받고 수술했지만 끝내 회복하지 못했습니다.

생의 마지막 성탄절, 헵번은 가족들에게 유언처럼 시 한 편을 낭독합니다.

"나이를 먹으면서 손이 두 개란 사실을 깨닫게 될지니, 한 손은 너 자신을 위해 다른 손은 다른 이들을 돕기 위함일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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