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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야식 업체 배달 경쟁 '묻지마 질주' 아찔

입력 2015-04-08 21:32 수정 2015-04-08 2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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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밤이면 동네마다 아찔한 곡예를 부리며 질주하는 사람들 많이 보셨을 겁니다. 바로 야식을 배달하는 오토바이맨들인데요. 보행자를 위협하며 아찔한 순간을 연출하기도 합니다. 밀착카메라가 나가보니까 그것도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물론, 그것이 받아들여져야 할 이유는 아닙니다.

강신후 기자의 밀착카메라입니다.

[기자]

경기도의 한 신도시입니다. 주거단지인데요. 여기 보시면 이 길을 따라서 오토바이가 아주 무섭게 달린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런 집중단속 플래카드까지 걸렸다고 하는데요.

그 실태가 어떤지 지금부터 확인해 보겠습니다.

신호위반과 불법 유턴을 아무렇지 않게 합니다. 아이들과 시민들에게 위협을 주기도 합니다.

[염수미/경기도 김포시 : 육교 위로 오토바이가 쌩쌩 다니고요. 안 살펴보고 쌩쌩 다녀요.]

[백지민/경기도 김포시 : 바퀴가 쌩쌩 달려서 무서웠어요.]

이곳은 어린이보호구역입니다. 곳곳에 30km 이하로 속도를 제한해놓은 표시가 있는데, 오토바이는 어느 정도 속도로 달리는 걸까요. 스피드건으로 확인해보겠습니다.

멀리서 달려오는 오토바이. 30km를 넘는 것은 기본. 50km를 넘기도 합니다.

[고영미/경기도 김포시 : 깜짝 놀랐어요. 그래가지고 손가락질도 하고 그랬죠.]

경기도의 또 다른 어린이보호구역. 횡단보도를 거침없이 달리는가 하면, 통학차량 앞으로 끼어들기도 합니다.

점멸신호가 있는 횡단보도입니다. 저렇게 보행자가 있어도 오토바이가 속도를 줄이지 않습니다.

이 때문에 사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도로만 위험한 것은 아닙니다.

지하주차장에서도 종횡무진으로 달립니다. 때문에 대인 사고뿐만 아니라 교통사고도 날 수 있습니다.

어둠이 내리고, 주문이 몰리면 오토바이는 한층 더 속도를 냅니다. 굉음소리도 납니다.

배달요원이 저렇게 배달을 나가고 있는데요. 얼마나 빨리 질주를 하는지 저희가 한 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절대감속이라는 문구가 무색하기만 합니다.

제한속도가 60km인데요. 저희차가 60km로 따라가는데도 쫓아갈 수가 없습니다.

특히 배달대행업체라는 광고가 적힌 오토바이의 광란질주가 자주 눈에 띕니다.

빨간불도 오토바이를 막을수는 없습니다.

[OOO아파트 경비원 : 위험하죠. 신호위반 많이 합니다. 저기 오토바이 오네.]

속도를 아주 높여 신호위반까지 한 배달원이 이곳으로 들어갔는데요, 나오면 왜 그런 건지 한번 물어보겠습니다.

[(빨리 배달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 …….]

[배달 있는데. 식어서 가면 뭐라고 하니까 그런 거죠.]

[돈을 벌기 위해서. 돈을 그만큼 빨리 벌어야 되니까 그래서 그런 거죠.]

이야기를 들어보니 한 푼이라도 더 벌기 위해 이렇게 열악한 상황에서 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인지 이 특수카메라를 배달원에게 착용해서 한번 지켜보겠습니다.

어두운 도로를 가르며 질주합니다. 보행자들이 횡단보도를 걷고 있지만, 그대로 지나칩니다. 인도 위로도 올라갑니다. 위험한 순간이 수시로 연출됩니다.

최근 이런 배달대행업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났습니다.

음식점으로부터 건당으로 수수료를 받다 보니 속도를 낼 수밖에 없습니다.

[배달대행업체 관계자 : 그 안에 내용물이 면이 있고 다 있는데 신호 다 지키고 가면 자가 운전해서 배달하는 게 낫겠죠. 상점 주인들도 사람 구하기 힘드니까 저희를 쓰는 거고…]

배달원 가운데 상당수는 어린 학생입니다.

대행업체에 오토바이 대여료를 지불하고, 기름값도 감당해야 합니다.

보험에 가입 되지 않아 사고가 나면 그 피해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10대 배달원 : '늦을 시에는 변상을 해야 된다.' 저희는 어쩔 수 없이 빨리 가야죠. (늦으면) 그 업체는 저희 업소랑 바로 계약을 끊어요.]

지난 5년간 배달 오토바이를 타다 죽거나 다친 사람은 3만 7000여 명에 이릅니다. 특히 스마트폰 배달앱이 생겨난 이후 사고는 급속히 늘어나고 있습니다.

배달원들의 묻지마 질주 이면에는 나름의 말못할 사정이 있습니다.

불법오토바이 운행에 대한 단속 뿐만 아니라 우리 청년들의 열악한 노동환경에 대한 관심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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