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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3년 전 '오원춘 악몽'…그 거리 가보니

입력 2015-04-02 21:19 수정 2015-04-02 2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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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3년 전 수원의 한 주택가에서 발생한 살인사건이 국민들을 불안하게 했었습니다. 바로 오원춘 살인사건입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떨까요,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가 현주소를 취재해 봤습니다.

[기자]

정확히 3년전 오늘 이곳에서 온 국민을 경악케 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바로 오원춘이 20대 여성을 납치해 끔찍하게 살해한 것입니다. 3년이 지난 지금 이곳 상황은 얼마나 변했는지 한번 둘러보겠습니다.

당시와 비교하면 사건이 발생했던 도로변에는 보안등이 추가로 설치돼 다소 밝아졌습니다.

[가로등도 생기고. 그래도 그런 부분들은 많이 나아졌는데…]

하지만 거기까지입니다. 사람들의 마음은 더 어두워졌습니다.

[장사도 안 되고 모든 게 안 돼요. 무서워서 이사 간 사람들도 많고.]

오원춘이 여성을 납치했던 그 집입니다. 대문은 자물쇠로 헐겁게 채워져 있습니다. 담을 넘어서 보면 포대와 삽, 빗자루가 이리저리 널브러져 있고, 사람은 살고 있지 않아 여전히 음산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주변 골목길은 음침한 정적이 흐릅니다.

곳곳이 안전사각지대입니다.

오원춘이 범죄를 저지르기 위해 숨었던 전봇대에서 10여m 떨어진 곳에 있는 골목길입니다. 지금 저희 카메라의 조명이 켜져 있어 얼마나 어두운지 잘 모르실 거 같은데요, 저희 밀착카메라의 조명을 한번 꺼보겠습니다.

제가 보이십니까? 이렇게 한치 앞을 걷기도 힘들 정도로 어둡습니다.

주민들의 경계심도 극도로 높아져 있고, 타인에 대한 불신도 큽니다.

[진짜 방송국 맞으세요? 진짜 이 사람들 맞나? 나중에 혹시. 이런 생각 안들겠어요?]

딸을 데리러 온 아버지의 모습도 보입니다.

[변성철/수원시 지동 : 골목으로 오니까 더 빠르니까. 같이 데리러 왔다갔다.]

사람이 집 안에 있지만 불러도 대답은 없고, 한 지붕아래 살고 있는 이웃들간 왕래도 없습니다.

[가끔 싸우는 소리도 나고 해서. 무서워서 할머니한테 물어봤어요. 뒷집에 누구 사냐고.]

[이야기하는 소리 무서워서 못 나왔잖아요. 쓰레기 버리러 나오려고 했는데 이야기 소리 나서 한참 서 있었어요.]

이곳은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성범죄위험도 분석에서 성범죄에 가장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왜 그런 건지 전문가와 살펴봤습니다.

[이수정 교수/경기대 범죄심리학과 : 이렇게 깜깜한 상황에서 CCTV까지 없고 가로등이 띄엄띄엄 하나씩 켜져 있는 이런 상황이거든요. 사각지대가 많다 보니깐 그 속에 누군가 숨어 있다가 귀가하는 행인을 덮치거나 할 때 사실은 행인이 없다 보니깐 조력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거예요.]

주민들이 집앞에 주차를 해놨습니다. 주차공간이 부족하다 보니 이렇게 혼잡한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때문에 순찰차가 제대로 순찰을 돌 수 없는 구조입니다.

성범죄 외에도 갖가지 범죄에 노출돼 있습니다.

[저희도 도둑을 맞았어요. 창문으로 뚫고 들어온 거예요. 거기 창살을 안 했거든요.]

이곳의 집들은 보면 이렇게 담장이 낮은 데다 배관이 곳곳에 설치돼 있어 이 배관을 타고 집으로 쉽게 침입할 수 있는 구조가 많이 보입니다.

해당구청은 예산과 지역적한계를 언급하며 극복하기가 힘들다고 말합니다.

[수원 팔달구청 관계자 : 가로등, 보완등 예산이 한정되어 있는데요. 저희가 계속적으로 노력을 해서…주택이 노후화되어 있고, 외국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 현재 문제가 되는 거예요.]

하지만 조그만 노력이 범죄율을 낮추기도 합니다.

서울 마포구 안전마을은 밝은 색깔로 벽화를 그려놓고, 비상벨과 CCTV를 곳곳에 설치해 놨습니다.

지금 시각은 1시 가까이 됐습니다. 이곳에는 LED조명과 이렇게 반사경이 설치돼 있습니다. 어느 정도 밝은지 이번에도 밀착카메라의 조명을 꺼보겠습니다. 조명이 꺼졌는데도 보시는 것처럼 제 모습이 환히 보입니다.

이런 노력으로 이곳은 절도발생률이 지난해에 비해 7.5% 줄어드는 등 해마다 각종범죄가 줄어들고 있습니다.

[김지은/서울 도화동 : 벽에 도색도 밝게 색칠하고 카메라도 곳곳에 많이 설치해서 예전보다는 확실히 밤길 다니는 데에 안전함을 느끼는 것 같아요.]

오원춘 사건이 발생한지 3년이 지났지만 이곳은 여전히 성범죄 위험도가 높은 곳으로 분류돼 있습니다. 지역적 특성만 탓하다가는 제3의 오원춘 사건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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