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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만만한 북한산?…안전은 뒷전 '음주산행'

입력 2015-04-06 2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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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서울에서 등산객이 제일 많은 산이 북한산입니다. 그런데 북한산을 좀 만만하게 보는 분들도 있으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북한산은 거의 매년 사망자가 나오는 위험한 산이기도 합니다. 오늘(6일) 밀착 카메라는 북한산을 좀 만만하게 보는 분들에 대한 얘기입니다.

밀착카메라 강신후 기자입니다.

[기자]

이곳은 대피소입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식사를 하시면서 간혹 술도 드십니다.

여기서 식사를 마치고나서 내려가기도 하고 올라가기도 하는데요. 길이 상당히 가파릅니다.

이런 술들은 어디서 가지고 오는지 한 번 알아보겠습니다.

근처 매점 냉장고에는 맥주가 가득차 있습니다. 하지만 가격표에는 적혀있지 않습니다.

[매점주인 : 맥주는 쓰지를 않았어요. 찾는 분들이 가끔 계셔가지고 갖다 놓은 거예요. 많이 팔진 않고 한 잔씩만.]

이곳 매점에서는 맥주는 그다지 많이 팔리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여기 음료 캔을 쌓아둔 것을 보실까요? 맥주 캔이 압도적으로 많아 보입니다.

정상으로 향하는 길목. 음악을 틀고, 술을 꺼내놓는 사람들이 보입니다. 막걸리에 소주, 솔입주까지 등장합니다.

[등산객 : 나이 많은 사람들한테 정력제라고. (이건 뭐예요?) 진달래주. 관심이 많은 분이네. (이것은) 부산 소주.]

기자에게도 권합니다.

[조금만 맛봐보소. 조금만 맛(보라니깐.)]
[이거 한 병 가지고. 저희는 많지 않아요.]

정상 부근까지 올라왔습니다. 이곳에는 여기저기서 돗자리를 펴고 식사를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김없이 술은 보이고요. 저 밑으로 한 번 보실까요? 취사를 하고 있는데 라면 냄새가 여기까지 납니다.

[이게 발열체라고…산에서도 다 먹을 수 있게 하는 거예요. 약주야 다 하는 거 아니에요?]

이곳에선 발열도구 사용이나 소음 행위 등이 금지돼 있다고 이렇게 명시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안내문이 무색하리만큼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에서 보도했던 위험한 샛길산행도 여전합니다.

['샛길' 등산객 : (선생님 오지 말라는데 왜 계속 오세요.) 신발을 하나 사가지고…]

등산객들이 바위를 파기도 하고, 스프레이를 뿌려놓기도 했습니다. 이를 지우기 위해선 세금이 투입됩니다.

정상에서도 음주산행은 계속됩니다.

이곳이 정상 부근인데 보기만 해도 이렇게 아찔합니다. 그런데 이런 곳에서 술을 드시는 분들도 곳곳에 보입니다.

[옆으로 가지 않는 이상 떨어지진 않으니까. 사람이 뒤로 가야 떨어지거든요.]

이곳은 추락 위험 지역입니다. 펜스를 넘어서면 안 되는데 지키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김중호/국립공원관리공단 주임 : 인사불성까지 취하셔가지고 대뜸 출입금지 구역에 들어오셨는데 신분증 제시 요구하니까 대뜸 흔히 얘기하는 쌍소리를 하시면서…]

경기도에 위치한 또 다른 산. 산악회원들이 단체로 이곳을 찾았습니다.

뒤를 보시면 산악회 회원들이 이곳에서 시산제를 하고 있습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안전 산행을 기원하고 있는 건데요. 초를 피운 모습도 보이고요. 곳곳에서 음주를 하신 분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술은 여기서 먹어요. 불같은 건 피우면 안 되죠. 초는 상관없어요.]

지난 3년간 발생한 산악사고는 모두 1690여건, 이중 30%는 음주가 원인이 됐습니다. 하지만 산행음주에 대한 뚜렷한 규정이 없어 사실상 단속은 이뤄지고 있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일부 등산객들로 인해 우리의 아름다운 산이 어그러지고 있습니다. 좀 더 성숙한 등산 문화 정착이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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