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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식과 함께 오가는 작은 위로…지하철 속 '달콤창고'

입력 2015-07-22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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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분위기를 좀 바꿔볼까요. 어떻게 보면 삭막한 지하철역에 따뜻한 마음들이 모이고 있는 물품함이 있다고 합니다. 이렇게도 서로에게 위로가 될 수 있구나… 싶습니다.

어떤 얘긴지 최규진 기자가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사람들의 발길이 분주하게 오가고 스마트폰을 보며 걷거나 말없이 앉아 있는 사람들. 하루 7백만 명이 이용한다는 서울 지하철의 모습은 어쩌면 삭막해 보이기도 합니다.

지하철 역사 한켠에 세워진 물품보관함, 1시간이 넘도록 찾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런데 한 여성이 보관함으로 걸어옵니다.

물건을 맡기려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비밀번호를 누르자 열린 보관함에는 사연이 담긴 메모지와 간식들이 빼곡히 들어 있었습니다.

면접에 꼭 붙을 수 있게 해달라거나, 떨어져서 위로해달라는 글들부터, 더 나은 삶을 꿈꾸고 위로하는 글들까지. 자신에게, 그러면서 또 다른 누군가에게 위로와 격려를 남기는 말들로 가득합니다.

시킨 사람이 있는 것도 아닌데, 누군가를 위해 간식을 주고, 또 받아갑니다.

30대 직장인 신나래 씨도 마음을 담아 정성 어린 글을 남겼습니다.

[신나래/서울 광장동 : 오늘 제가 남긴 메시지인데요. 일단 두 번째 오게 되어서 또 오게 되었다고 썼고… 그다음엔 들리는 모든 사람 행복하게 지내시라고 메시지 남겼습니다.]

모르는 누군가를 위해 간식과 응원의 메시지를 릴레이로 전하는 공간, '달콤창고'가 소리 없이 늘고 있습니다.

젊은이들은 SNS를 통해 보관함의 위치와 비밀번호를 공유하고, 나눌 수 있는 것을 함께하면서 그들만의 방식으로 서로를 위로하는 겁니다.

[황유현/서울 대치동 : 반신반의하면서 '에이 있겠어' 하고 와봤는데 정말로 있어서 깜짝 놀랐어요.]

[안시온/서울 홍제동 : 사소한 거라도 '나도 주고 싶다' 라는 마음이 큰 것 같아서… 방문해서 보니까 더 훈훈하고 따뜻해지는 것 같아요.]

나 아닌 다른 사람을 위한 마음을 넣어두는 작은 공간.

달콤 창고가 팍팍한 삶의 지친 도시인들에게 작지 않은 위로가 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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