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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하는 '아동학대 피해' 아이들…홀로서기 현실은?

입력 2016-01-12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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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인천에서 아버지와 동거녀로부터 수년간 학대받다가 가까스로 탈출한 11살 박 양의 이야기에 많이들 안타까우셨을 텐데요. 박 양의 새로운 삶을 위해 아동보호기관이 부모 대신 일반 가정에 위탁해서 키우게 할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만 18살이 되면 민법상 성인이 되기 때문에 돌봐주던 가정에서 독립해야 하는데요. 인천의 박 양은 100만 원으로, 또 지역에 따라서는 아이들이 무일푼으로 홀로서기에 나서야 한다는 겁니다.

홀로서기에 나선 아이들을 박창규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아르바이트 마치고 들어서는 월세방은 언제나 적막합니다.

차가운 물로 밀린 설거지를 하고, 새벽에 못 치운 방도 정리합니다.

잠깐 눈을 붙이고 싶지만 교재를 펴 드는 김모 양.

장학금을 못 받으면 학업을 이어가지 못해 어쩔 수 없습니다.

[김모 양/지난해 자립 : 식비라든가 생활비 같은 게 하기 힘들어서…아르바이트를 해야 하고….]

지난해 18살이 되면서 독립한 김 양.

자립지원금 500만 원을 받아 월셋방을 구하고 대학 등록금 냈더니 생활조차 위태로웠습니다.

올해 자립하는 이모 군도 상황은 비슷합니다.

지원금으로 방을 구해보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이모 군/자립 예정자 : 턱없이 모자라요. 누가 도와주면 좋긴 한데…]

위탁가정이나 그룹홈을 떠나는 만 18살. 민법상으론 성인이지만 아직 어린 나이입니다.

자립한 아이들을 관리하고 도우려 해도 복지기관의 여력이 없습니다.

담당 기관의 도움을 받아 최근 3년내 자립한 청년들에게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대부분 연결되지 않았습니다.

[지금 거신 전화는 없는 번호이오니….]

[최선숙 사무국장/아동그룹홈협의회 : 60% 정도는 1~2년 안에 연락이 다 끊기게 돼요. 미혼모가 돼서 아이를 낳아야 하니까 연락하는 경우도 있고요.]

가진 것도 기댈 곳도 없는 청년들이 힘겹게 사회에 첫발을 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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