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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곳곳 멧돼지 출몰 잇단 피해…포획 현장 가보니

입력 2015-11-24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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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최근 전국 곳곳에서 잇따라 멧돼지가 출몰해 피해가 늘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서울 도심에서는 여성 두 명이 다쳤고 경북에서는 멧돼지에 물린 등산객 한 명이 숨졌습니다. 오늘(24일) 밀착카메라는, 멧돼지 포획 현장을 담았는데요.

박소연 기자의 보도 먼저 보시고, 이어서 전문가와 얘기해보겠습니다.

[기자]

멧돼지 한 마리가 도로를 가로질러 쏜살같이 뛰어갑니다.

놀란 주민 두 명은 황급히 자리를 피합니다.

지난 주말 서울 강동구에 출몰한 멧돼지 두 마리는 사살됐습니다.

얼마 전 서울 성북구의 한 골프장에서 멧돼지가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김지현/경기도 의정부시 : 산소에서 봤죠? 거기 와서 다 파고. 멧돼지 부딪치면 사람 죽겠지. 살겠어?]

사냥개 다섯 마리와 엽총을 든 기동포획단과 함께 경기도 의정부의 한 야산에 나왔습니다. 인근에서 멧돼지가 자주 출몰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분들과 함께 멧돼지 수색에 나서보겠습니다.

야행성인 멧돼지가 잠들 무렵인 오전 9시부터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사냥개를 풀자 순식간에 산속으로 달려갑니다.

냄새를 맡아 멧돼지가 있는 곳을 추적하는 겁니다.

야산 곳곳에서 멧돼지 발자국을 발견했습니다.

[전병호/야생생물관리협회 의정부지회 : 굉장히 크네. 큰 돼지예요. 한 5년.]

먹이를 찾기 위해 흙을 파놓은 흔적도 보입니다.

[전병호/야생생물관리협회 의정부지회 : 도토리나 무슨 지렁이. 아침에 올라간 거 같아요. 이쪽으로 갔는데.]

겨울을 앞두고 멧돼지들이 몸집을 불리기 위해 먹이 활동을 활발히 하고 있는 겁니다.

수색에 나선지 한 시간 반가량이 지났습니다. 등산로가 아닌 이렇게 나뭇가지가 많은 산등성이를 따라 걷고 있는데요. 민가 근처에서 멧돼지 발자국만 확인했을 뿐 아직 멧돼지 무리는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갑자기 사냥개 다섯 마리가 내달립니다. 순식간에 무언가 나타났다 사라집니다.

엽사는 총을 들었다가 바로 내려놓습니다.

멧돼지가 아닌 고라니였습니다.

멧돼지 세 마리가 출몰한 지역이 한눈에 내려다 보이는 천보산 정상에 올라왔습니다. 멧돼지 세 마리가 이쪽으로 이동했다고 하는데요, 그 길을 추적해보겠습니다.

네 시간 가량 더 수색했지만 멧돼지 흔적만 발견하는 데 그쳤습니다.

다음날 오전 서울 평창파출소.

멧돼지 포획을 위해 자치구와 경찰, 기동포획단의 대책 회의가 열렸습니다.

[김홍수 소장/서울 평창파출소 : 열흘 사이에 몇 차례 신고가 들어왔습니다. 이 일대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평창동 한 가정용 무인카메라에 잡힌 영상입니다.

[주민 : 처음 보는 날은 동물의 왕국. 무섭더라고.]

언덕에서 내려온 멧돼지가 나무 밑을 팝니다.

다른 멧돼지는 코로 벽돌을 밀어 떨어트리기도 합니다.

그 사이 넝쿨 속에서 커다란 멧돼지가 두마리가 연이어 몸을 드러냅니다.

북한산에서 내려온 멧돼지 일곱 마리가 떼를 지어 다니고 있는 겁니다.

[윤병도/서울 평창동 : 사람이 한 짓은 아닌데 가만히 보니까 멧돼지 발자국이더라고요. 이 돌을 여기 팽개친 거거든요. 굴 파 놓은 거고.]

멧돼지 포획단이 두 개 조로 나눠 수색을 시작했습니다.

[지용선 사무장/서울멧돼지출현방지단 : (바로 위에 멧돼지 집이 있었네.) 사람 동원해서 올라갈테니까 일단 그 주변을 뒤지세요.]

수색 30분 만에 주택가와 인접한 야산에서 수컷 멧돼지 한 마리를 포획했습니다.

포획단이 잡은 멧돼지입니다. 양팔을 벌린 길이보다 멧돼지의 크기가 큽니다. 앞 이도 제 검지 길이보다 길고요, 앞발도 제 주먹만한 크기입니다.

포획된 멧돼지는 연구용으로 쓰입니다.

[지용선 사무장/서울멧돼지출현방지단 : 북한산에 멧돼지가 자꾸 늘어나는데 과연 몇 마리인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연구합니다.)]

등산로 초입에 멧돼지가 나타나 이렇게 현수막을 걸어놨습니다. 멧돼지와 마주쳤을 때는 소리지르지 말고 침착하게 바위나 나무 뒤에 몸을 숨기셔야 합니다.

[한상훈 박사/환경부 국립생물자원관 : 멧돼지가 겁이 많아서 먼저 달아나요. 갑자기 마주쳤을 때 돼지도 불안을 느껴 공격할 수 있으니까 몸을 안전히 피하는 게 좋죠.]

올들어 서울에서만 멧돼지 262마리를 포획했습니다.

지난해 포획된 240마리를 이미 넘어선 겁니다.

최근 멧돼지 출몰이 잇따르는 건, 등산로 증가와 도시개발 등으로 멧돼지들의 서식지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문가들은 멧돼지 포획만이 능사가 아니라고 지적합니다.

어디에 얼마나 서식하는지 어떤 특성을 보이는지 멧돼지 생태연구가 중요한데 아직은 초기 단계입니다.

대책이 겉돌고 있는 사이 멧돼지는 도심을 헤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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