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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유물 위로 '무허가' 흙 깎기…4대강 사업 그림자

입력 2017-06-07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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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책 결정과 집행 과정에 대한 감사를 문재인 대통령이 지시했죠. 4대강 사업이요. 그 필요성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는데요. 4대강 사업이 진행되면서 문화재나 유물들이 발견됐거나, 발견될 가능성이 있는 곳들에 대해서도 공사가 그대로 강행됐었습니다. 당연히 대규모의 훼손이 있을 수 밖에 없었고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탐사플러스 이호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어른 키만큼 자란 풀들이 무성합니다.

한참을 헤치고 가니 영산강으로 흘러가는 지천이 나타납니다.

2009년 4대강 사업을 앞두고 실시된 문화재 지표조사에서 고대 유물들이 발견된 광주 용봉동 일대입니다.

고대 영산강 인근에서 경작이 이뤄졌던 곳으로 2010년 문화재연구원의 시굴 조사에서도 옛 밭의 잔존 상태가 양호하다고 지적합니다.

하지만 4대강 사업을 거치며 문화재청 허가 없이 진행된 대규모 흙깍기 공사로 지금은 형태도 알 수가 없습니다.

하지만 흙을 모두 깎아내서 이렇게 풀만 무성한데요. 흙 밑에 있던 경작지 역시 크게 훼손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경기도 광주 양평지구의 문화재 매립 추정 지역입니다.

문화재가 있을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시굴 조사도 없이 무단으로 저수시설을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연못 위로 수풀이 뒤덮여 있습니다.

경기도 여주의 경우 문화재 매장 추정지에 아예 공사 현장사무소를 세웠다가 철거했습니다.

낙동강 낙단보 공사 현장에서는 고려 초기 양식 '마애보살좌상'이 훼손된 채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당시 주민들이 흙 속에 불상이 있는 걸 알았는데 지표 조사에서는 빠진 겁니다.

4대강 감사와 조사평가위 조사에 따르면 여의도 면적 860배에 달하는 문화재 보존 존치 구역이 훼손됐다고 지적했습니다.

4대강 조사위에 참여했던 한 전문가는 시간이 갈수록 원상복구는 불가능해진다고 말합니다.

[이정호/동신대 교수 : 문화재가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것도 있고요, 아직까지. (발굴) 할 수는 있는데 (이미 위에 시설이 들어서서) 엄청난 시간과 예산이 드는 것이거든요.]

(사진출처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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