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구(舊)소련과 체결한 중거리 핵전력 조약(INF)을 파기하면 그것은 지상에서 발사하는 중거리미사일 시스템을 아시아 지역에 배치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군사전문가들이 지적했다.
군사전문가들은 또 (미국이 INF를 파기하면) 중국과 미국 사이의 군사적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4일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INF 파기가 미국과 중국 간 갈등의 시기에 미국에 추가적인 군사적 선택권을 제공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호주국립대에서 중국의 외교·안보 정책을 연구하고 있는 아담 니 연구원은 "미국이 INF를 파기하면, 특히 충돌이 발생했을 때, 미 중간 군사적 균형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왜냐하면 미국이 아시아에 지상 발사 중거리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니 연구원은 또 "미국은 현재도 항공기와 해상을 통해 발사하는 미사일 시스템을 통해 중국의 목표물을 타격할 능력이 있다"면서 "일본에 지상에서 발사하는 중·단거리 미사일을 배치하게 되면 중국이 아시아 지역에서 수십 년간 누려온 우위를 잠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군사전문가인 콜린 코 싱가포르 난양이공대 교수도 미국이 지상 발사 중거리미사일을 아시아 지역에 재배치하게 되면 핵 공격뿐만 아니라 재래식 무기를 통한 군사작전에도 도움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은 공군력과 해군력을 강화하면서 동시에 육상에서 발사하는 미사일 공격 능력을 상당한 수준까지 발전시켜 왔다"면서 이것이 미국에 대한 압박요인이 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INF는 1987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미국 대통령과 미하일 고르바초프 당시 소련 공산당 서기장이 맺은 조약으로, 사거리가 500∼5천500㎞인 중·단거리 탄도·순항 미사일의 생산·실험·배치를 전면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0일 러시아가 INF 조약을 준수하지 않는다며 이 조약에서 탈퇴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새 협정에 합의하지 않는다면 우리도 해당 무기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라고 말해 이번 조치가 중국까지 염두에 둔 것임을 숨기지 않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