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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국내선 줄 서는데…해외로 새는 '국산 마스크'

입력 2020-03-02 21:33 수정 2020-03-02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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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가 마스크를 해외로 수출하지 못하게 했지만, 여전히 나라 밖으로 새고 있습니다. 요즘 같은 위기 상황을 돈 벌 기회로 삼은 유통업자들이 해외에다가 팔고 있기 때문입니다. 개인 간의 판매라서 규제할 방법도 마땅치 않습니다.

밀착카메라, 정원석 기자입니다.

[기자]

30대 직장인 이은국 씨는 사흘 전, 해외 사이트에서 마스크를 구매했습니다.

250장을 구입하는데 지불한 가격은 23만 원.

장당 900원 정도인데, 의료용 마스크치곤 비싼 편이었지만 마스크를 구하기가 힘들다 보니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이은국/서울 중곡동 : 일주일 전에 3장에 8000원 주고 구입했어요. 계속 쓸 건데 이걸로 되나 싶어서 KF94라든가 그런 건 아니지만 비교적 저렴하게 대량으로 살 수 있어서…]

해당 사이트에서 파는 국산 KF94 마스크는 최소 장당 6천 원 정도.

지난해 비슷한 시기, 장당 700원대에 살 수 있었지만 지금은 8배에 달하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여전히 구하기가 힘들다지만, 해외 사이트엔 물량이 넘쳐납니다.

이베이에서 국산 마스크를 찾아봤습니다.

판매글만 수백 개가 넘습니다.

가격은 장당 7~8달러 수준, 100장을 구입해도 개별 단가는 5달러를 넘습니다.

판매자의 배송 출발지는 대부분 한국으로 표시돼 있습니다.

국산 KF94 마스크임에도 중국이나 홍콩 등 해외 판매자도 많습니다.

이미 전에 물건을 국내에서 조달받은 판매자들로 보입니다.

아마존도 사정은 비슷합니다.

장당 10달러가 넘는 고가에 파는 판매글, 판매자의 계정 생성일이 코로나19 발생 직후인 지난 1월 말입니다.

정부가 수출 제한을 하더라도 이미 시중에 업자들이 확보한 물량은 새 나가는 겁니다.

우체국을 중심으로 정부 공급 물량이 풀리면서 오늘도 현장엔 사람들이 몰렸습니다.

줄은 길게 늘어서고, 교통은 마비됩니다.

[유은해/경기 김포시 사우동 : 저도 어제 새벽 5시 반에 나가서 샀는데, 9시에 판매하는 걸… 그거 5장 사는 걸 새벽부터 나가서 해야 하는지, 미친 짓 같아요.]

물건은 금세 동이 나버리고 곳곳에선 항의가 빗발칩니다.

[11시부터 한다더니 벌써 끝나면 어떻게 해? 혹시 지금 번호표 받았어요? 80번 마감됐습니다. 몇 시부터 몇 명 나눠주는 거예요? 1번이 7시에 왔어요.]

기다림에 지친 사람들 입장에선 마스크가 해외에 고가로 팔려나간다는 사실이 화가 날 뿐입니다.

[김수빈/경기 김포시 고촌읍 : 그런 사람들 보면 양심에 걸리지 않나 하는 생각도…좀 기분 나쁘죠. 전 세계적으로 지금 난리인데, 그렇게 사재면…]

[장계정/경기 김포시 고촌읍 : 개인 폭리가 아니라 같이 살아야 하는 부분인데 정신을 좀 차려줬으면 좋겠어요.]

민간업자들이 확보한 물량은 카페나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몰래 거래됩니다.

기본 수십만 장부터 판다는 유통업자를 접촉해봤더니, 돈부터 인증을 하라며 현금만 가능하다고 말합니다.

[유통업자 : 현금인증이 돼요? 사진이랑, 제가 원하는 문구 써 주시면 돼요. 일단은 100만장만 해 드릴게, 2650원에. 26억5000만원이에요.]

자기들끼리도 사기가 있을 수 있고, 정부 단속도 있다 보니 의심의 끈을 놓지 않는 겁니다.

마스크 수출 제한에도 불구하고 이미 민간업자들이 편법으로 확보해 둔 물량은 일반 시민들에게 닿지 않는 실정입니다.

그리고 그 양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한 파악도 어렵습니다.

이처럼 제값에 마스크를 구하고자 줄을 서야만 하는 상황이 부조리하게 느껴질 따름입니다.

(인턴기자 : 이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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