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금융감독원은 감독도 하지만 금융시장을 키우는 역할도 합니다. 그런데, 이복현 금감원장은 이틀째 '사정'에 방점을 둔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금융권의 우려가 큽니다. 현장에선 금융업계가 위축될 걸 걱정하고 있습니다.
이새누리 기자입니다.
[기자]
이복현 신임 금융감독원장 취임 일성은 불공정거래 근절이었습니다.
[이복현/신임 금융감독원장 (어제) : 불공정거래 근절은 시장 질서에 대한 참여자들의 신뢰를 제고해 종국적으로는 금융시장 활성화의 토대가 될 것입니다.]
오늘(8일)은 지난 정부에서 문제가 됐던 사모펀드 사태를 다시 들여다 볼 여지가 있다고 언급했습니다.
제재까지 끝난 라임과 옵티머스 사태뿐 아니라 현재 수사 중인 디스커버리 펀드까지, 사실상 재조사 가능성을 열어둔 겁니다.
벌써부터 금융시장 안정이나 금융산업 발전을 위한 역할보단, 사정 기능으로 무게추가 옮겨간 거 아니냐는 관측이 나옵니다.
[김득의/금융정의연대 대표 : 사모펀드 방조했던 책임도 검찰에 있기 때문에 검찰 출신이 온다고 해서… 금감원은 수사하는 기관이 아니거든요.]
금융업계는 이런 행보가 금융회사 전반에 대한 사후 검사와 처벌 강화로 이어질까 긴장하는 분위기입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새로 온 수장이 오래 했던 분야가 경제범죄 수사라면, 업무를 하는 직원들도 알아서 그쪽을 강화하지 않겠냐"고 말했습니다.
[김상봉/한성대 경제학과 교수 : 이미 남부지검에 경제쪽 관련 부분(금융·증권범죄 합동수사단)이 생겼거든요. 검사나 소비자보호나 원래 금감원이 해야 하는 일들에 대해서 방향을 못 잡는 거죠.]
금융회사들이 몸을 움츠리고 새로운 사업에 도전하는 걸 꺼리면서 관치금융이 강화할 거란 지적도 있습니다.
디지털금융이나 해외진출 등에 투자하기보단 기존에 하던 이자나 수수료 장사에 무게를 둘 수 있단 겁니다.
다만 이 원장이 검사 출신이라 오히려 잘 할 수 있다는 반론도 있습니다.
참여연대 출신 김기식 전 금감원장은 "업계에서 자유로운 이 원장이 소비자 보호를 중심에 두고 감독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강아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