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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족들 "맘껏 울 수도 없었다"…안타까운 '마지막 길'

입력 2020-03-07 20:21 수정 2020-03-08 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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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7일)까지 코로나19로 숨을 거둔 환자는 모두 49명입니다. 이들의 마지막 길은 어땠을까요. 방호복 입은 유족 몇 명만 마지막 순간을 지켜볼 수 있는데 감염 위험 때문에 마음껏 울 수도 없었다고 합니다. 또 화장한 뒤에 장례를 치를 빈소 찾는 것도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고 합니다.

김민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오후 5시, 방호복을 입은 직원들이 고인을 맞이할 준비를 합니다.

잠시 후 하얀 구급차 한 대가 들어옵니다.

'코로나 19'로 눈을 감은 고인을 태운 차량입니다.

화장장 안으로 들어갈 수 있는 건 방호복을 입은 두 세 명의 유족뿐입니다.

나머지 유족들은 주차장에 남겨집니다.

[코로나19 사망자 유가족 : 임종도 못 지켜보고. 염은 고사하고 가시는 분 수의 한 벌 못 입혀 드리고… 진짜 자식들이 이 가슴에 박힌 못을 평생 안고 가야 해요.]

마지막 배웅을 나선 유족들은 마음껏 울 수도 없습니다.

감염의 위험 때문입니다.

[화장장 관계자 : 눈물을 웬만하면 안 닦아야 하죠. 보호구를 입고 있으면 눈물은 흘러요. 그냥 내려오는 걸 훔치는 정도…]

'감염병 예방법'에 따라 빈소는 화장이 끝난 후 차릴 수 있습니다.

하지만 빈소를 마련할 곳이 마땅치가 않습니다.

[코로나19 사망자 유가족 : 대구 장례식장에 전화를 다 해봤어요. 코로나로 사망한 유가족 장례식은 안 받아 준다는 거예요.]

병원에 이유를 물어보니 불안하다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대구 A병원 : 일단 보균자인지 아닌지 알 수가 없지 않습니까. 가족들하고 일단 같이 생활을 했다고 보고 있고요.]

수소문 끝에 찾은 빈소는 '국가재난대비 지정장례식장'으로 지정된 곳이었습니다.

[병원 관계자 : 이럴 때 우리가 그 사람들 도와드리고 이렇게 해줘야 될 부분인데 (다른 병원들이) 빈소를 못 차리게 한다는 게 이해가 잘 안 됩니다.]

대구시에는 5곳의 지정장례식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대다수는 제 역할을 못하고 있었습니다.

[병원 관계자 : 장례식장들이 꼭 지정을 받으려고 하지 않는 것 같아요. 왜냐면 국가재난 지정장례식장 지정을 받아도 특별히 어떤 혜택이 있다든지 이런 것 아니고… 이런 상황이 발생됐을 때 오히려 무거운 짐만 질 수 있는 그런 부분이 오히려 더 많기 때문에…]

(영상그래픽 : 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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