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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 한복판 '피란민 캠프'…전쟁 트라우마 치료도

입력 2022-04-04 20:44 수정 2022-04-04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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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루마니아에 저희 취재진이 직접 가 있습니다.

신진 기자, 루마니아에도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이 많이 옮겨가 있는 거죠?

[기자]

네, 지금까지 우크라이나인 50만 명이 전쟁을 피해 루마니아에 들어온 것으로 추산됩니다.

그중 8만 명은 이곳 루마니아 수도 부쿠레슈티에 머물고 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면서 일자리나 교육 시설을 찾기 위해 수도로 모여드는 피란민들이 늘고 있습니다.

[앵커]

근처에 있는 대규모 우크라이나 난민 센터에도 가봤다고 들었는데, 어떻던가요?

[기자]

저희가 다녀온 곳도 부쿠레슈티 당국에서 마련한 피란민 센터입니다.

수백 명을 수용할 수 있는 침대, 아이들이 쉴 수 있는 공간 등 대규모 시설을 도심 한가운데 두었다는 게 특징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리포트로 보시겠습니다.

수도 부쿠레슈티에 있는 엑스포 건물입니다.

평소 전시장으로 쓰이는데, 한 달 째 피란민 지원센터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루마니아인들이 기부한 수천 점의 옷들이 이렇게 진열돼 있습니다.

어린이들의 겉옷부터 아이들이 쓰는 모자까지 종류도 다양한데요.

피란민들은 여기서 필요한 물건을 무료로 가져갈 수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을 동반한 피란민들에게 기저귀 등 생필품과 옷들은 유용하게 쓰입니다.

신분증 확인을 마친 우크라이나인들이 하루 500명씩 이곳을 찾습니다.

의학을 공부하던 열 여덟 살 나디움도 우크라이나 해안 도시 오데사를 떠나 이곳으로 왔습니다.

[나디움/우크라이나 피란민 : 5분 만에 짐을 싸고 서둘러 나와야 했어요. 전쟁이 얼른 끝났으면 좋겠어요. 공부도 마쳐야 하고 할 게 많거든요.]

나디움은 이곳에서 봉사를 하며 기부된 옷들을 분류하고, 통역도 지원합니다.

[나디움/우크라이나 피란민 : 루마니아 사람들이 우리를 도와주었으니 우리도 그들을 돕고 있어요.]

루마니아 국민들이 나서서 피란민 숙소를 제공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부쿠레슈티에서 사업을 하는 요셉 씨는 사업장에 간이침대 60여 개를 들여왔습니다.

인근 유럽 국가나 북미 지역으로 이동하려는 피란민들의 임시 거처를 만든 겁니다.

[한추 요셉/루마니아 사업가 : 많은 사람들이 피란처가 없어 국경에서 기다리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들었어요. 저도 30년 전인 1990년에 피란민이었습니다.]

꼬박 이틀 동안 직접 운전을 해서 국경을 넘은 올가도 이곳에서 머물고 있습니다.

올가는 우크라이나에 남은 남편이 전투를 겪으며 수술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습니다.

[올가/우크라이나 피란민 : 집에 가고 싶지만 그럴 수 없습니다. 도움을 준 루마니아인들에게 고맙습니다.]

[앵커]

그리고 피란민들이 겪고 있는 정신적인 고통도 클 텐데, 혹시 여기에 대한 지원도 있습니까?

[기자]

저희가 만난 피란민들은 바로 집 앞까지 로켓이 떨어졌다고 증언했습니다.

일부 피란민들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을 알아보면 안 된다며, 얼굴을 가려줄 것을 요청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 폭격을 눈앞에서 겪다 보니 극도의 공포에 시달리고 있는 것인데요.

루마니아 정부와 시민단체는 이들을 위한 '심리상담'도 지원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 황수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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