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박근혜 대통령의 기자회견에서 눈에 띄는 표현은 바로 '개인 일탈'입니다. 정윤회 문건 사건을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강을 무너뜨린 일이라고 규정했는데요. 박근혜 정부 들어 중대 고비 때마다 개인적인 일탈이라고 강조해왔습니다.
최종혁 기자입니다.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는 '개인'이라는 말에 힘이 실려 있습니다.
[박근혜 대통령 : 개인의 영달을 위해 기강을 무너뜨린 일은 어떤 말로도 용서할 수 없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검찰이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한 조응천 전 공직기강비서관과 박관천 경정의 개인적인 일탈이라는 겁니다.
그러면서 일부의 특검 주장도 낭비라고 했습니다.
문건이 허위이기 때문에 친인척과 실세 비리와도 전혀 상관이 없다는 겁니다.
중요한 사건에 대해 개인의 일탈로 정의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대선당시 국정원 댓글 사건 때도 일부 직원의 일탈로 규정했습니다.
남재준 당시 국정원장은 심리전에 대한 정확한 지침이 없어 개인적인 일탈이 있었다고 해명했습니다.
군 사이버사령부의 댓글 사건 발표 때도 등장했습니다.
[백낙종/국방부 조사본부장(2013년) : (심리전 단장은) 국가안보와 관련된 대응작전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직무 범위를 일탈하여 대응작전 간 정치적 표현도 주저하지 말라는 등 과도한 지시를 했습니다.]
국정원의 간첩 사건 증거 조작 때는 국정원장이 직접 나서 조직과 선을 그었습니다.
[남재준/전 국정원장(지난해 4월) : 일부 직원들이 증거 위조로 기소된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정부는 이처럼 위기 때마다 '개인 일탈'로 문제를 축소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들 사건은 청와대와 군, 국정원이라는 정권의 핵심 조직에서 벌어진 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