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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행진곡' 거부한 박승춘 보훈처장, '뼛속까지 보수'

입력 2016-05-17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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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행진곡' 거부한 박승춘 보훈처장, '뼛속까지 보수'


5·18광주민주화운동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거부 결정을 내린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은 누구일까. 야권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원칙을 앞세워 여소야대의 협치 정국을 위태롭게 만든 박 보훈처장은 군 출신으로 전형적인 보수주의자로 분류된다.

박 처장은 1947년생으로 강원도 강릉에서 태어났다. 강릉상고와 육군사관학교(27기)를 졸업한 뒤 육군 12사단장, 9군단장, 함참 정보참모본부장 등을 거친 3성장군 출신이다. 이후 2011년 이명박정권에서 국가보훈처장에 임명된 이래 지금까지 5년 4개월간 최장수 기관장 자리를 지켜오고 있다. 전 정부에서 임명된 뒤 현 정부까지 현직을 유지하고 있는 특이한 경력의 소유자다.

그의 전역 사유도 남다르다. 2004년 합참 근무 시절 북한 경비정이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했을 당시 북측과의 교신 내용을 일부 언론에 전했다는 이유로 군복을 벗어야 했다. 이후 2007년에는 박근혜 캠프에 몸담아 안보관련 자문을 하다 이명박 정부 시절인 2011년 보훈처장에 임명됐다.

그는 보훈처장으로 재직하는 동안 선을 넘는 보수 이념 전파에 힘을 싣다 논란을 빚기도 했다. 보훈처가 제작 배포한 DVD동영상에는 '종북세력이 제도권과 정부 내부에 침투해 친북 활동을 민주화로 미화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고, 2012년 대선을 앞두고는 박근혜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는 안보 강연에 나서 야당의 반발을 샀다.

이같은 박 처장의 행태를 놓고 야권이 가만있을리가 없다. 이번에 제기되는 해임촉구결의안만 해도 19대 국회에서만 두 차례나 제기된 바 있다. 2013년 11월19일 전병헌 새정치민주연합(현 더민주 전신) 의원이 발의한 바 있다. 국정감사에서 제기된 보훈처의 대선개입 논란 때문이다. 당시 해임촉구결의안에는 "'나라사랑교육' 등의 안보교육을 빌미로 야권 후보를 반대하고 새누리당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도록 직·간접적으로 관여했다"고 사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5월21일에는 강기정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동료의원 93명의 동의를 얻어 해임촉구결의안을 발의했다. 2013년 6월 여야 158명의 의원이 통과시킨 '임을 위한 행진곡 5·18 기념곡 지정 촉구 결의안'을 2년동안 기념곡 지정을 미뤘다는 이유다. 당시 해임촉구결의안에서 "박 처장은 국가공무원으로서 공직을 수행하면서 중립 수호의 의무를 저버리고 특정 단체의 주장을 대변함과 동시에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 결의안을 이행하지 않는 등 국가보훈처장으로 재직하기에 부적합하다"고 제출 이유를 설명했다.

두 번의 해임촉구결의안은 다수당이 여당인 상황에서 운영위원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됐다. 하지만 여소야대인 20대 국회는 사정이 다르다. 다만 장관급에 적용되는 해임건의안이 아니라 차관급에 적용되는 해임촉구결의안이기에 국회에서 통과되도 법적 구속력은 없다.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박 보훈처장은 뼛속까지 보수주의라고 평가 받는 사람"이라면서 "원칙을 지킨다는 생각 아래 한길을 걷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성격에서 이번 임을 위한 행진곡의 제창 불허 결정이 나온 것이란 이야기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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