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금 제 옆에 보이는 화면은 작년 2월 16일, JTBC의 심층보도 프로그램인 '탐사플러스'의 보도 영상입니다. 당시는 전북 고창의 한 오리 농장에서 시작된 AI가 전국적으로 번질 조짐을 보이는 시점이었죠. 하지만 AI처럼 사람과 동물 간에 전염될 수 있는 질병 연구를 위해 막대한 예산을 들여 지어놓은 연구소를 살펴보니 장비들은 대개 플러그가 뽑혀 있고, 의자는 포장도 벗기지 않은 상태였습니다. 한마디로 개점 휴업 상태인 걸 당시 탐사플러스가 고발한 바 있습니다.
그렇다면 1년 5개월이 지나 역시 전형적인 인수공통전염병인 메르스가 휩쓸고 간 지금, 이 연구소는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요.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앞에 정진명 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인수공통전염병연구소, 이건 지금 전북대 부설기관으로 있다면서요?
[기자]
네. 전북 익산에 설립된 인수공통전염병 연구소는 당초 국책연구소로 추진됐지만 지금은 전북대학교 부설기관입니다.
AI 등 국가 재난형 가축질병과 인수공통 질병에 대한 예방백신, 치료제 개발을 위해 나랏돈 371억원을 들여 2013년 12월 개원했습니다.
연 면적 1만2천7백여 제곱미터에 건물 4개로 구성된 대규모 연구 시설입니다.
연구소에는 3개의 연구단과 산하 9개 연구센터에서 연구가 이뤄지는데요.
아시아 최대 규모의 동물실험이 가능한 생물차폐시설, 즉 바이러스가 밖으로 나갈 수 없는 음압실험실을 갖췄습니다.
음압실험실은 바이러스 등 고위험병원체를 연구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시설입니다.
[앵커]
앞서 말씀드렸지만 1년 5개월 전에는 개점휴업상태였습니다. 지금은 어떻습니까? 들어가봤습니까?
[기자]
네. 오늘 오전에 연구소 내부를 둘러봤는데요. 말씀하신 대로 지난해 저희 취재팀이 이곳을 취재했을 때 모습과 별반 달라진 게 없었습니다.
복도 곳곳은 여전히 불이 꺼져 있었고 음압실험실에는 실험대만 남아있고 다른 장비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수천만 원짜리 실험동물 사육 케이지는 여전히 비어 있고, 10억원이나 하는 동물 사체 처리기는 가동조차 하지 못했습니다.
연구를 할 교수와 연구원의 공간도 텅 비어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