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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 게시판서 알려져도…가해자의 '적반하장 반격'

입력 2016-04-27 21:24 수정 2016-07-1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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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금 보신 것처럼 성추행을 당한 피해자가 고발하면 그 내용이 가해자에게 알려져서 피해자가 더 큰 고통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대개 가해자가 조직에서 상대적으로 강자의 위치에 있기 때문이겠지요. 그래서 요즘 각 대학에는 이른바, '페이스북 대나무숲'이 크게 늘고 있습니다. 대나무 숲에서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라고 외치듯 익명 게시판을 통해 피해 사실을 공유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런 게시판이 운영되는 대학이 100곳이 넘는다고 하는군요. 술자리에서 남자 선배가 여자 후배를 무릎에 앉혔다거나, 교수가 종강파티에서 학생의 신체 부위를 만졌다는 얘기들이 모두 이곳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우화 속 대나무숲의 외침이 결국, 임금님의 귀에 들어간 것처럼 가해자의 적반하장이 이어지는 일이 흔하게 벌어지고 있습니다.

박사라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2월 서울 한 대학의 SNS 계정에 학과 교수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는 글이 올라왔습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와 시간, 피해 사실들이 구체적으로 나와 있습니다. 2명의 학생이 추가로 피해를 신고했습니다.

하지만 두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학교 측은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습니다.

[A대학 관계자 : SNS에 익명으로 올라오는 것들에 있어서 본인의 정식적인 절차가 없으면 그것에 대해서 학교가 인위적으로 조사하지는 않습니다.]

지난 23일 춘천의 한 대학교에서도 성추행 피해를 호소하는 익명의 제보가 올라왔고, 3일 만에 17명의 피해자가 모였습니다.

아무 조치가 없던 대학은 학생들이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밝히자, 그제서야 입장을 내놓았습니다.

익명으로 신고하는 학생들은 어쩔 수 없다는 입장입니다.

[신고자 : 학교에서도 사실 운영하는 총장님도 교수고 다 교수이다 보니까 해봐야 서로 감싸줄 것 아니냐.]

2년 전 교수의 성추행 사실을 알렸다 실명이 알려진 한 대학생은 지금도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B대학 피해자 : 집도 이사를 하고, 학교도 그만두고. 하지만 교수는 작품활동도 계속하고 전시도 계속하고 있어요.]

전문가들은 성폭행 피해를 막기 위해선 대학의 적극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박찬성 변호사/서울대학교 인권센터 : 사실관계가 명확하게 확인될 수 있다면 익명으로도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제도가 운영돼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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