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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강기훈 "당시 사법부 미안하다는 말 해줬으면…"

입력 2014-02-13 21:36 수정 2014-02-13 23:24

"과거 사법부 잘못된 판단 바로 잡은 것에 의미"

"사법부가 원망스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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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사법부 잘못된 판단 바로 잡은 것에 의미"

"사법부가 원망스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

[앵커]

말씀드린대로 당사자인 강기훈 씨를 직접 전화로 잠시 연결하겠습니다. 강기훈 씨 나와계시죠?



Q. 우선 축하드리겠습니다. 대법까지 가야할 것 같긴 한데 재심에서 일단은 무죄를 선고받으셨으니까요. 그동안 낙인 속에서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은데 다 힘드셨겠습니다만 가장 고통스러운 순간이 있었다면 언제였을까요?

[강기훈/유서대필 사건 당사자 : 글쎄요, 지금 돌아보자면 어떤 순간이었다기보다는 세월 그 자체였다는 생각입니다. 고통은 그냥 고통스러운 것일 뿐이지 그 고통에 어떤 단계가 있는 건 아닌 것 같고요. 그저 수많은 시간 동안 겪어왔던 모든 것들이 한꺼번에 오늘 생각이 나더라고요.]

Q. 오늘 판사가 무죄판결문을 읽어내려가는 내내 표정에 변화가 없었다, 이런 얘기도 들었습니다. 담담하셨던가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셨던가요?

[강기훈/유서대필 사건 당사자 : 제가 늘 말씀을 드리는 건데요. 이 재판은 실체적 사실과 진실을 규명하는 것보다는 사실은 과거 잘못된 사법부의 판결을 바로잡는다는 의미가 더 큰 거거든요. 그런 면에서 보면 이건 제 역할이 아닐수도 있다는 이런 생각을 어느 순간부터 갖게 됐어요. 제가 고마운 일도 없는 거고. 사법부가 잘못한 걸 되돌리는 자리에 제가 앉아 있는 것뿐인데 특별한 어떤 감정이 일거나 그러지는 않더라고요.]

Q. 당시 사법부 관계자들 그러니까 검사라든가 재판부라든가 원망스러우십니까?

[강기훈/유서대필 사건 당사자 : 원망스럽지 않다고 하면 거짓말이고요. 상당히 오랜 기간 동안 자조하면서 보냈던 기억이 있습니다.]

Q. 지금 그분들한테 따로 하시고 싶은 말씀은 없으신가요, 혹시?

[강기훈/유서대필 사건 당사자 : 좀 미안하다고 한마디 정도 해주면 안 되나 하는 그런 바람은 늘 있고요. 구걸하고 싶은 생각은 없으니까 끝까지 잘했다고 하시면 그렇게 하시면 되는데 진짜 진심으로 마음을 담는다면 그런 얘기는 꼭 해 줘야 되는 거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말씀 드린대로 전화 상태가 그렇게 좋지 않아서 말씀하신 것이 다 완벽하게 전달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마는 어떤 내용인지 저희들이 대략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강기훈 씨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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