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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거부 함성, 영·미·이탈리아 이어 한국 상륙"

입력 2016-12-09 12:35 수정 2016-12-09 12:35

외신들, 일제히 지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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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들, 일제히 지적

"기득권 거부 함성, 영·미·이탈리아 이어 한국 상륙"


세계 곳곳에서 기득권 체제에 불만을 품은 대중들의 거센 이반이 일고 있다. 일반의 예상을 뒤엎었던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와 워싱턴의 주류 정치에는 한 번도 발을 들여 놓은 적이 없었던 '아웃사이더'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 마테오 렌치 이탈리아 총리의 실각을 불러온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 등 기존의 사회체제를 뒤흔드는 국민들의 저항이 지구촌 곳곳에서 벌이지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현지시간) 영국의 브렉시트와 트럼프의 미국대통령 당선, 이탈리아 개헌안 국민투표 부결 등 '포퓰리즘' 물결이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 축출로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분노한 한국의 대중들이 기득권을 상징하는 박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해 연일 거리로 몰려나와 시위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타임스(NYT)와 워싱턴포스트(WP), BBC방송 등 다른 외신들도 이날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표결이 9일 실시된다는 소식과 함께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한국 국민들의 목소리를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수백 만 명의 학생과 노동자, 남녀노소 등이 서울 등 주요도시의 거리를 메우고 있다. 손에 손에 촛불을 든 이들은 지난 10월 박근혜 스캔들이 불거 진 이후 박 대통령의 퇴진은 물론 여당과 가족 중심의 재벌 등 공범들도 함께 물러날 것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어 청와대와 재벌 간 거래가 들통 나면서 국민들은 또 다시 드러난 정경유착에 분노하고 있다고 전했다. 더군다나 최근 한국의 빈부격차 심화와 청년 실업률 악화, 철강과 조선 등 주력산업의 침체 등이 겹치고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과 재벌들 간 유착이 국민들의 감정을 자극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에서 노동운동을 하는 이형진씨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들고 있는 촛불은 기득권 체제에 대한 분노다. 만일 야당이 박근혜를 탄핵하는 데 실패한다면 그들 역시 기득권 체제의 일부임을 입증하는 것이 될 것이다. 국민들의 항의는 폭력적으로 바뀔 수 있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5000만 국민들이 그동안 억누르고 있던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다음 선거에서는 '아웃사이더'가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또 국민들의 78%가 박 대통령의 퇴진을 원하고 있다는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와 박 대통령의 지지율이 4%에 머물고 있다는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를 함께 전했다.

부산대학교의 로버트 켈리 교수는 블룸버그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정치인들이 어리석을 짓을 하면서 포퓰리즘은 한국의 전통적인 가두 시위에 동력을 제공하고 있다. 한국의 재벌과 정치인들은 지나치게 유착돼 있다. 박근혜 스캔들은 부패문제가 한국의 가장 큰 정치이슈임을 드러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한국의 정치 혼란 속에서 가장 부상하고 있는 인물은 바로 '아웃사이더'인 이재명 성남시장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6일 재벌총수에 대한 국정조사 청문회에 앞서 "이번 사태의 머리는 박근혜, 몸통은 새누리 당이지만 뿌리는 바로 경제 기득권, 즉 재벌이다. 반드시 엄벌하고 재벌체제를 해체해야 한다"고 밝혔다.

NYT는 "국민들의 항의가 점점 커지고, 높아지고, 가까워(larger, louder and closer) 지고 있다. 박 대통령의 커리어와 명예, 대통령직이 걸려 있는 9일 탄핵의 시간이 시시각각 잔인하게 다가오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중 앞에 거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숨어 지내고 있다. 자기 연민과 절망 속 빠져 있다"라고 보도했다.

NYT는 또 "박 대통령은 각료회의나 청와대 비서관 회의를 중단했다. 그는 낙담에 빠져 있다. 그는 대국민 사과를 통해 '밤잠을 이루기도 힘이 든다'라고 라고 말했다. 그는 또 '내가 이러려고 대통령을 했나 하는 자괴감이 들 정도로 괴롭기만 하다'라고 토로했다"라고 전했다.

WP는 "국회의원들이 9일 탄핵안 표결을 가동하기 시작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권좌에 앉아 있는 마지막 날이 될지도 모르는 날을 맞았다. 탄핵안은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WP는 "탄핵안 표결은 지연되거나 부결될 수도 있지만 그럴 경우 여야는 모두 국민들의 거대한 압력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WP는 이어 "박 대통령은 한때 '선거의 여왕'으로 불렸다. 그러나 최근에는 청와대를 둘러싼 백 수십 만 여명의 시위대에 의해 포위돼 있다"라면서 "그에 대한 지지율은 4%대로 폭락했다. 1980년대 후반 한국에 민주주의가 들어선 이후 역대 지도자들 중 가장 낮은 수준"이라고 전했다.

BBC방송은 "(박대통령의) 비선실세인 최순실이 박 대통령과의 관계를 이용해 영향력을 행사하고 돈을 거둬들였다. 한국 검찰은 박 대통령이 '상당한(considerable)' 역할을 한 것으로 파악을 하고 있지만 그는 부인을 하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BBC방송은 이어 "박 대통령이 국민들의 퇴진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그는 국회의 결정에 맡기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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