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가 공식문서, 즉 국방백서에도 삭제된 '주적'과 국가보안법 등이 왜 다시 등장했을까? 여론조사에서 열세에 있는 보수 후보들이 이번 선거를 '보수 대 진보' 대결 프레임으로 가져가려는 의도로 보입니다.
계속해서 이재승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19일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홍준표 후보는 문재인 후보를 겨냥해 '국가보안법폐지 문제'를 들고나왔습니다.
[홍준표/자유한국당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회/지난 19일) : 문재인 후보한테 하나만 더 묻겠습니다. 국가보안법 폐지하시겠습니까? 집권하시면?]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회/지난 19일) : 찬양, 고무 그런 조항들은 개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홍 후보에 이어 유승민 후보는 주적 논란을 꺼내들었습니다.
[유승민/바른정당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회/지난 19일) : 북한이 주적입니까, 북한이 우리 주적입니까, 주적?]
[문재인/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KBS 초청 토론회/지난19일) : 그런 규정은 대통령으로서 할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주적 개념은 지난 1995년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상정하면서"라는 문구에서 처음 등장했습니다.
이후 2004년에 남북관계가 조금씩 개선되던 노무현 정부 때 국방백서에서 삭제됐다가 2010년 이명박 정부 당시 대통령 때 주적이라는 표현 대신 "북한 정권과 북한군은 우리의 적이다"라고 기술했습니다.
정권과 군, 그리고 북한 주민은 분리해서 접근한다는 차원입니다.
또 헌법에는 대통령에게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의 의무를 규정하고 있는데 결국 주적이라는 표현의 배경에는 북한과의 대화를 배제한 강경론이 깔려있어 헌법상 대통령의 의무와도 배치됩니다.
결국 홍 후보와 유 후보가 집중적으로 주적 문제 등을 꺼내든 것은 이번 선거를 진보와 보수로 나누려는 전형적인 선거전략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실패로 치러지는 역사상 첫 대통령 보궐 선거에서 진보 보수 프레임이 얼마나 영향을 줄 지는 유권자들의 표심에 달려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