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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박 전 대통령, '자택 정치' 시동…수사 대비?

입력 2017-03-14 18:47 수정 2017-03-15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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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삼성동 자택에 복귀한 이후 친박 의원들과 지지자들이 몰려들면서, 정치 재개에 시동을 거는 것 아니냐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죠. 곧 있을 검찰 수사에 대비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많습니다.

오늘(14일) 청와대 발제에서는 박 전 대통령 '자택 정치' 논란, 그리고 소란스러웠던 삼성동 자택 주변 상황을 전해드리겠습니다.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택에 복귀한지 사흘째입니다. 오늘 오전 7시 쯤 삼엄한 경비를 뚫고 택시 한 대가 자택 앞에 멈춰 섰는데요. 누군가 봤더니 바로 박 전 대통령의 올림머리를 담당하는 미용사 정송주 씨였습니다. 두툼한 목도리로 목과 입을 가렸지만, 한눈에 전속 미용사란 걸 알 수 있었습니다. 정 씨는 약 한시간 가량 삼성동에 머물렀습니다.

오전 8시 쯤에는 탄핵심판에서 '법정 모독' '막말 변론'으로 악명 높았던 김평우 변호사가 서류 봉투를 하나 들고 나타났습니다. 그런데 김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을 만나지 못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김평우/박근혜전 대통령 측 대리인 : 내가 김평우인데, 내가 김평우 변호산데… (네?) 나 김평우 변호사요. 인사 좀 드리려고… (어떤 뭐, 연락하시고 오신 건가요? 아니면…) 연락할 방법은 없는데? (예, 저희가 그러면 관계자 외에 출입을 통제하란 말이 있어가지고요, 죄송합니다.) 내가 뵙겠다고 본인께 한번 좀 전해주세요. (저희가 지금 할 수 있는 건 없고, 잠시만 밖에 계셨다가…)]

출입통제…돌아서는 김평우

[김평우/박근혜전 대통령 측 대리인 :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셨는지 한 말씀만 해주세요.) … (어떤 목적으로 방문하셨어요?) … (사전에 약속하고 오신 거예요?)
… (연락하신 적 있나요?) … (서류는 어떤 건지 서류에 대해서 한 말씀해주시죠. 서류 어떤 건가요?) … (무슨 이야기 나누려고 오신 거예요?) … (한 말씀만 해주세요.) … (탄핵 인용됐는데 변호인으로서 어떤 생각이세요?) … (뭔가 질문을 하면 뭐라도 한 마디라도 말씀하시고 들어가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난 그럴 의무가 없는데. 당신네들이 질문할 권리도 없고 내가 답변할 의무도 없어요. 이거는 서로가 각자. (저희에게 질문할 권리는 있는 거 같은데요!) (저희한테 질문할 권리가 왜 없습니까?)]

친박단체 회원들은 '박 전 대통령을 지키겠다'며 밤낮없이 삼성동 자택 주변에 머물고 있습니다. 친박 회원들이 붙여놓은 장미꽃과 "누명탄핵은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 있다" 이런 현수막이 보입니다. 그리고 오늘 오후에는요, 일부 열성 지지자가 취재차량 진입을 가로막겠다며 도로 바닥에 드러누워 버렸습니다.

이번엔 친박계 의원들 움직임을 살펴보겠습니다. 친박 의원들이 박 전 대통령을 보좌하기 위해 자체적으로 '삼성동팀'을 꾸렸다고 하죠. 동교동계, 상도동계를 따라 삼성동계를 만들려는건가 싶은데요.

거처만 옮겼을 뿐 박 전 대통령의 정치는 사실상 계속되고 있다고 봐야겠습니다.

그동안 박 전 대통령식 정치를 뒷받침해온 것 가운데 하나가 '대전은요?' '참 나쁜 대통령' '국민도 속고 나도 속았다' 처럼 귀에 쏙쏙 들어오는 단순 화법이었죠. 동시에 이런 화법에는 좋은 것과 나쁜 것, 선와 악, 진실과 거짓, 의리와 배신이라는 이분법적 사고가 깔려있습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번에도 탄핵심판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없이 '진실과 거짓' 프레임, 이 간단한 한마디로 지지자들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제55회 국무회의/2015년 12월 22일 : 옛말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은 이가 진실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제48회 국무회의/2015년 11월 10일 :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민경욱/자유한국당 의원 (지난 12일) : 시간이 걸리겠지만 진실은 반드시 밝혀진다고 믿고 있습니다.]

열성 친박 의원들은 여의도에서 박 전 대통령의 '진실 프레임'을 확산시키는데 앞장서고 있습니다.

홍문종 의원은 오늘 라디오 인터뷰에서 "진실은 언제든지 밝혀질 것이라는 박 전 대통령 말에 100% 동의한다" "역사적 판결은 우리가 승리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사실상 박 전 대통령의 '호위무사'를 자처해온 김진태 의원은 대선 출마를 선언하며 박 전 대통령을 지키겠다고 했습니다.

[김진태/자유한국당 의원 : 대통령 탄핵으로 인한 상처를 어루만져드리겠습니다. 대통령을 끝까지 지키겠습니다. 역사에서 진실을 밝히겠습니다. 그 누구도 더 이상 억울한 일을 당하지 않는 공정한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박 전 대통령 측이 이렇게 똘똘 뭉치는 가장 큰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습니다만,
곧 시작될 검찰 수사에 영향을 끼치려는 의도가 엿보입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개시를 앞두고 있습니다.

민간인 신분이 된 박 전 대통령이 지지자들과 친박 의원들을 방패삼아 검찰 대면조사를 피하면 어떻게 하느냐, 벌써부터 이런 우려도 나옵니다.

[심상정/정의당 대표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 (수사를 제대로 받을까요?) 뭐, 안 받을 도리가 있습니까? 검찰이 똑바로 해야죠. (제가 보기에는 아프실 예정으로 지금 간파되던데…) 아프시든 어떠시든 간에 본인이 불소추특권이라는 방패가 사라졌기 때문에 (그렇기 때문에 아프시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문제는 피의자가 결정하는 게 아니고 검찰이 결정해야 된다. 그래서 검찰이 저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해요. (만약에 아프시다면 어떻게 아프실 것 같으세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저는 아프실 것 같은 느낌이 들거든요.) 아, 그러세요? 역시 늘 한 발 앞서 가시는 우리 총수님이시네요. 그러면 휠체어라도 갖다…휠체어를 가지고 검찰로 모셔야죠.]

박 전 대통령은 특검과 검찰로부터 뇌물수수죄를 비롯해 13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앞으로 검찰 조사와 재판 과정이 결코 만만치 않을겁니다. 박 전 대통령은 어제 손범규 변호사를 면담하는 등 변호인단 보강에 나섰다고 합니다.

오늘 청와대 기사 제목은 < 박 전 대통령 '삼성동 자택 정치' 시동…검찰 수사 대비?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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