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연일 이어지는 폭염이 특히나 두려운 분들, 현장에서 일하는 근로자 분들도 계시고요, 또 농사일 하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쪽방촌 사람들도 이 더위가 두렵다고 하시네요. 그런데 이 곳에 꽝꽝 언 생수가 배달됐다고 하는데요.
김혜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모두 550세대가 모여 사는 서울 남대문의 쪽방촌입니다.
몸 하나 뉘일 정도의 작은 공간, 낮 12시가 가까워오자 하늘과 맞닿은 방안의 온도는 30도까지 올라갔습니다.
[황장연/주민 : 더 더워요. 안에 있는 게. 손에 땀이 많이 나죠.]
수도에서 받아둔 식수는 열 때문에 금세 더운물이 됩니다.
이 시각, 꽝꽝 얼은 생수 600통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열흘 동안 냉동창고에서 얼린 물입니다.
[조철환/생수 유통업체 대표 : 속에 물까지 얼리는 과정이 시간이 오래 걸려요. 쪽방촌에서 드시는 분들이 꽝꽝 얼린 걸 원하시니까요.]
더위가 절정을 향하는 오후 2시.
얼음생수를 가득 실은 트럭이 남대문 쪽방촌에 도착합니다.
열매나눔재단은 올해부터 여름 두 달간, 매주 화요일마다 얼음생수 배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자원봉사자 : 얼음 생수 하나 드세요, 시원하게 드세요.]
값은 얼마 되지 않는 생수 두 통일 뿐이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이 반가워 기다리는 이가 많습니다.
[박순자/주민 : 물 언 거 먹으면 좋지. 얼지 않은 수돗물 가져다 먹는 것보다 훨씬 낫지.]
냉장고가 없는 사람에게는 간이 냉장고가, 무더위에 잠을 못 이루는 사람에게는 얼음 베개가 되기도 합니다.
[박종성 소장/남대문지역상담센터 : (쪽방촌은) 방 안 온도가 외부보다 높아서 탈수나 쇼크가 올 수 있거든요. 이럴 때 얼음 생수는 생명수 같은 의미가 있는 귀한 물이 됩니다.]
마음을 담은 얼음 생수가 쪽방촌의 여름을 달래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