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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뉴스] 노숙인-독거노인의 '함께 비를 맞는' 동행

입력 2015-07-27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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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신영복 작가의 에세이 중 이런 글귀가 있죠. "돕는다는 것은 우산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비를 맞는 것" 뜬금없이 신영복 작가의 '함께 맞는 비'를 꺼내든 건 노숙인들에게 필요한 게 바로 이런 게 아닐까 싶어서입니다. 한끼 식사나 지원금과 같은 물질적 도움보다는 다시 삶 속으로 들어갈 수 있는 용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실제로 이런 용기를 얻어 새 삶을 사는 노숙인들이 있습니다.

오늘(27일)의 힐링뉴스는 구동회 기자가 전합니다.

[기자]

경기도 수원의 다시서기센터. 노숙인들의 재활을 돕는 곳입니다.

이곳에 들어온 지 3년째인 김영만 씨.

김씨가 이른 아침부터 분주합니다. 오늘은 혼자 사는 노인들 이사를 돕는 날입니다.

환갑을 지난 나이여서 이삿짐을 나르고 나면 여기저기 쑤십니다.

하지만 누군가를 도울 수 있구나 하는 마음에 웃음이 떠나질 않습니다.

김씨는 제법 벌이가 괜찮았던 목수였지만 50대 중반이 넘어가면서 알콜중독에 빠졌고 그의 삶도 무너졌습니다.

이후 노숙인으로 수원역을 전전하다 독거노인 이사를 도와주는 봉사 프로그램을 만나면서 인생이 바뀝니다.

[김영만 : 술을 먹다가 뇌출혈이 왔어요. 그런데 우연히 이삿짐센터에서 일을 받았어요. 제가 이 일을 처음 한 날 얼마나 기뻤는지 몰라요.]

선생님이었던 김태욱 씨는 퇴직 후 사업에 실패하고 가정까지 파탄났지만 인생의 바닥에서 다른 세상을 만났습니다.

[김태욱 : 있는 사람들이 없는 사람들 도와주는 그런 세상이 되면 좋은데. 끼리끼리 통한다는 말이 있지 않습니까. 없는 사람은 없는 사람끼리 돕고.]

노숙인들은 이삿짐을 나르고 목욕값으로 2만원을 받습니다.

많지는 않은 돈이지만 오랜만에 느끼는 보람은 만원권 두 장과 비교할 바가 아닙니다.

[서유원 : (독거 노인을 보면) 표현은 안 하지만 마음이 뭉클해지고 더 해드려야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사를 마치고나니 어느덧 오후가 됐습니다.

퇴근길. 수원 다시서기센터 노숙인들의 트럭엔 모처럼 맛보는 보람과 행복이 가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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