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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문제의 대포차, 정선 카지노가 출발점

입력 2016-05-23 21:11 수정 2016-05-23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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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앞서 보신 것처럼 많은 대포차가 곳곳에서 거래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전당포 같은 대부업체에 맡겨진 차량이 대포차로 거래되는 경우가 전체 대포차 유통량의 절반이 넘는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포차 거래의 출발점으로 꼽히는 정선군 강원랜드를 밀착카메라가 다녀왔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 강원랜드가 들어선 강원 정선군 사북읍입니다.

전당포마다 차량을 담보로 돈을 빌려준다는 네온사인이 화려합니다.

음료를 마시며 쉬는 벤치에 대출을 알리는 전단지가 여기 저기 뿌려져 있습니다.

연락처가 적힌 명함은 곡선을 따라 가지런히 붙어있고 의자 틈새마다 꽂혀있기도 합니다.

신분증, 휴대전화, 차량 담보 물품도 그 종류가 다양합니다.

날이 밝아도 인구 5000여 명에 불과한 사북읍의 번화가는 한산합니다.

그런데 읍내 곳곳에서 장기간 방치된 차량 여러 대가 눈에 띕니다.

[A씨/주민 : 이것 봐 뒤에는 (번호판) 있잖아. 강원랜드에서 돈 잃어서 (전당포에 저당) 잡힌 차들이야.]

심지어 화재 등 긴급 출동이 빈번한 소방서 앞에 불법 주차하기도 합니다.

주차금지 팻말을 설치했지만 막무가내입니다.

[소방서 관계자 : 전당포 사람들이 여기다(소방서 앞) 차를 대는 거예요. 통제가 안돼서 바리케이드를 해놨는데 들고 주차하고 이러거든요.]

벤츠, BMW, 아우디 등 고급승용차부터 렌터카와 수산물 도매차량까지.

담보 차량 종류도 다양합니다.

[정해룡 회장/강원 정선군 사북읍번영회 : 갓길이 됐던 일반 공터가 됐던. 자동차가 들어갈 수 있는 곳은 차들이 점령 다 돼 있고.]

폐광지역 특별법 제정을 기념하는 공원입니다. 이곳에 장기간 방치된 차량 여러 대 주차돼 있는데 이렇게 차량 위에 먼지가 수북이 쌓여 시커멓게 묻어납니다.

뒷유리에 '아이가 타고 있어요'라고 적힌 차량 문은 쉽게 열립니다.

안쪽을 들여다봤더니 운전대는 자물쇠가 잠겨져 있어 움직이지 않고 좌석 아래에는 번호판이 떨어진 채 방치돼 있습니다.

또 A4 용지가 있어 들춰봤더니 개인회생 절차를 밟았던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법무사 사무소 관계자 : (개인회생)서류도 신청했는데 발급해놓고 연락이 안 와요. (차량 주인은) 전화번호도 바꾸고 연락이 안 돼요.]

경찰은 전당포에 맡긴 차량 가운데 상당수가 대포차로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습니다.

[전당포 관계자 : 차주가 원하기도 해요. 당분간 차 찾기 힘드니까 다른 사람한테 (팔아서) 운행을 시켜주고 이자 좀 탕감 해주세요. (그러는 거죠).]

차량 주인도 모르게 대포차로 유통되는 경우도 있는데 오랫동안 차량을 찾아가지 않아 원금보다 이자가 쌓인 차량이 주요 대상입니다.

경찰은 카지노 고객이 돈을 빌리면서 맡긴 차량 가운데 160여 대를 대포차로 불법 유통한 혐의로 전당포 업주 40살 김모 씨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습니다.

[이형재 수사과장/강원 정선경찰서 : 게임을 하고 (돈을) 다 잃으면 차를 찾아갈 여력이 없으니까. 대포차를 찾는 사람은 이곳에서 사고, 악순환 되고 있는 겁니다.]

3년 전 강원 정선군은 대포차 단속에 나서겠다고 발표했습니다.

하지만 대포차 단속 건수는 지금까지 0건, 한 건도 없습니다.

[강원 정선군 관계자 : 인원이 없어요. 현재 담당 업무마다 인원이 한 명씩 있기 때문에. 현지 여건상 단속이 어렵습니다.]

인구 5000여 명에 불과한 작은 동네에 주인을 기다리는 차량이 넘쳐나고 이 가운데 일부는 대포차로 유용되고 있습니다.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폐광촌의 그늘은 점점 짙어져 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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