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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물탱크 시신'에 놀란 아파트 주민들

입력 2016-05-17 21:39 수정 2016-05-17 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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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얼마 전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물탱크에서 시신이 발견돼 많은 분들을 깜짝 놀라게했는데요. 이 사건 이후부터 우리 집 물탱크는 괜찮냐는 문의가 아파트 관리사무소마다 빗발치고 있습니다. 정말 괜찮은 건지 밀착카메라가 아파트 옥상에 올라가 물탱크를 점검해봤습니다.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A씨/주민 : 악취. 동물 부패하면 썩은 냄새, 그 냄새.]

[B씨/주민 : 씻어도 피부에서 냄새가 났고, 간지럽진 않았는데.]

지난 9일, 경북 구미의 한 아파트 물탱크에서 열흘이 지난 시신이 발견됐습니다.

경찰은 중국인 38살 왕모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총 18세대, 주민 40여 명이 살고 있는 아파트 입구에는 '물 사용금지'라고 적혀 있는 종이가 붙어있습니다.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세대마다 총 세 종류의 안내장이 붙어있습니다.

좀 더 자세히 읽어보겠습니다. '식수는 나눠준 생수만 이용하고 몸을 씻거나 설거지하는 생활용수는 급수차를 이용하라'고 적혀있습니다.

또 이 옆쪽에는 '구미보건소가 기본 진료 및 장내 세균검사 뿐만 아니라 심리상담도 실시하고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썩은 물을 마셨단 생각에 주민들은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A씨/주민 : 위에 변사체가 떠있다는 저녁으로 생기는 압박감. 주방 용품 다 버렸어요. 찝찝해서요.]

시신이 발견된 물탱크를 찾는 건 어렵지 않았습니다.

아파트 옥상에 올라왔습니다. 이렇게 사다리를 타고 쉽게 올라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옥상 출입구에는 철로 된 덮개와 자물쇠가 있지만 잠겨져 있지 않아서 외부인이 쉽게 올라올 수 있는 구조입니다.

현행 수도법에 따르면 물탱크에는 잠금장치가 있어야 하지만 사건 당시에는 열려있었습니다.

시신이 발견된 물탱크도 이렇게 사다리를 타고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현재는 철제 덮개로 덮어져 있고, 새로 설치된 자물쇠로 잠겨있습니다.

취재진은 수도권 지역 아파트 10곳을 둘러봤습니다.

48세대가 거주하고 있는 서울 용산의 한 아파트입니다.

아파트 옥상입니다. 철문이 쉽게 열리는데요. 이쪽으로 한번 와보실까요. 노란색 물탱크가 보이는데 사다리를 타고 한번 올라가 보겠습니다.

보시는 것처럼 물탱크 뚜껑이 너무 쉽게 열립니다.

주변에는 아무런 잠금장치가 없습니다. 생활용수를 보관하는 물탱크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고 있습니다.

[A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 : 온수요, 샤워요. 모든 게 엉망입니다, 여기는. 재건축이 걸려있잖아요. 그러니까 돈 투자를 안 하려 그러죠, 대표들도.]

지은 지 30년이 지난 경기 광명시의 한 상가 물탱크도 물이 가득 고인 채 방치되고 있었습니다.

물탱크는 90년대 이후 점차 사라지는 추세인데, 일부 오래된 건물의 물탱크 관리가 부실한 겁니다.

[B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 : 물탱크를 썼다가 직결 급수 방식으로 바꿨어요. 관리도 여러 가지 해야 하고, 위험하니까.]

구미 아파트처럼 엽기적인 사건뿐만 아니라 범죄의 표적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지난 2012년 주민 250여 명이 사용하는 충남 홍성군의 한 물탱크에서 독극물이 발견되기도 했습니다.

이를 마셨더라면 대형 인명사고로 이어질뻔 한겁니다.

현재 대형 건물과 아파트에 남아있는 물탱크는 서울에만 3만 1000여 개로 추정됩니다.

일부 건물 옥상 물탱크가 쉽게 열리고 있습니다.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는 방치된 물탱크 긴급 점검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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