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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래포구 어시장 화재' 그 후…무허가 영업 갈등 계속

입력 2017-06-0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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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번에는 지난 3월에 화재가 발생했던 인천 소래포구 어시장의 현재 상황을 보겠습니다. 3개월이 지난 지금, 피해가 컸던 좌판시장 상인들과 지자체의 갈등이 깊은데요. '이제 불법 영업을 막겠다' '장사를 계속 하겠다' 대치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로 취재했습니다. 김도훈 기자입니다.

[기자]

수도권 최대 규모 재래 어시장 인천 소래포구입니다.

골목을 따라 들어가보니, 포구로 들어가는 길목이 푸른색 화물차 두 대에 가로막혀 있습니다.

석 달 전 화재로 포구 앞에 있던 전체 좌판 70%인 230여 곳이 불에 탄 곳입니다.

재래시장 좌판상점으로 들어가는 길목입니다. 이쪽을 보시면 '생계가 막막하다. 정상영업을 희망한다'는 팻말이 적힌 대형 화물차가 이렇게 서 있고요. 이 때문에 시민들은 두 팔 간격 남짓한 좁은 길을 불편하게 오가고 있습니다. 뒤쪽을 한 번 와서 보실까요. 현수막을 걷어봤더니, 지자체에서 세워놓은 공무수행 차량이라는 것을 확인할 수가 있습니다. 소래포구 안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지금부터 한 번 확인해보겠습니다.

화재 잔해는 모두 철거 됐지만 아직도 곳곳에는 화재 당시 시커멓게 그을린 흔적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그런데 불 탄 바닥에 흰 콘크리트가 새로 깔리면서, 상인들이 쓰던 기존 배수로가 모두 막혔습니다.

[여기가 지금 배수로잖아요. 이걸 다 막은 거예요. 다 그렇게 시멘트로.]

곧장 영업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거라는 상인들의 기대와 달리 관할 지자체는 복구 공사 이후 전기와 바닷물 공급을 중단했습니다.

그동안 좌판 상점들이 무허가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불법 영업을 묵인 할 수 없다는 겁니다.

화재현장은 모두 복구가 마무리 됐습니다. 바닥을 보시면 두 달 전만 하더라도 물이 빠지는 배수로가 설치 돼 있던 것을 볼 수 있는데요. 지금은 모두 이렇게 막혀있습니다. 상인들이 이곳에서 장사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자체가 배수로를 모두 막아버린 건데, 뒤쪽을 보시면 상인들이 다시 배수로 공사를 시작하면서부터 지자체와 상인 간의 갈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임시 노점영업을 시작했지만 파라솔이 넘어져 사람이 다치고, 바닷물 공급도 어려워 결국 얼마 못 가 영업을 포기했습니다.

[최종길/시장 상인 : 보관 자체가 힘들어요. 선도도 떨어지고 살아있는 어류들이 오래 못 살죠.]

상인들은 불이 잘 붙지 않는 방염 천막을 세우게 해달라며 요구하며 철골 구조물을 준비했습니다.

그러자 지자체가 원천 불가 방침을 고수하며 2주 넘게 차벽을 세워 공사차량 진입을 막아 섰습니다.

화재 피해를 본 곳은 좌판 시장이지만, 불이 났다는 소식에 꽃게 대목인 6월에도 시장을 찾는 발길이 크게 줄었습니다.

[정효순/시장 상인 : 아침에 둔 건데 그래도 있는 거야 지금. 이거 어제 들어온 거야. 어제 들어온 건데도 못 팔고 지금 그대로 있는 거야.]

저녁 무렵이 되자 시장엔 지자체와 상인들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흐릅니다.

공사 강행을 막으려고 지자체가 현장에 세운 초소와 자재 철거 등을 막으려는 상인들 사이에 매일 밤 대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김광석/시장 상인 : 지금 밤새 있다고 봐야 돼요. 지금 계속 조를 짜서 몇 사람씩 야간에 텐트 치고 잔 적도 있었으니까요.]

상인 수백 명이 구청 앞에 몰려가 항의 집회를 열기도 했지만, 해결될 기미는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인천 남동구청 관계자 : (천막 설치를 허가하면) 옛날로 다시 돌아가는 게 되는 거죠. 그러고 나서 또 불나면…우리가 그대로 다 해주는 건 무리가 있죠.]

생존권 보장과 불법 영업 불가라는 원칙 고수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대화의 노력 대신 차벽이 세워졌습니다. 실질적인 사고예방 대책과 더불어 상생 해법이 필요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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