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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착카메라] 인도 없는 마을? 주택 난개발에 성난 주민들

입력 2017-06-06 2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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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놀이터와 경로당도 없고 걸어 다닐 수 있는 인도도 없는 마을이 있습니다. 5년 사이 인구가 두 배 늘었지만 기반 시설은 제자리걸음입니다. 그런데도 곳곳에서는 주택 난개발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밀착카메라 박소연 기자입니다.

[기자]

신도시 분당과 인접한 경기도 광주 신현리입니다.

오전 8시, 경기도 용인과 분당으로 가는 양쪽 방향 도로는 차량으로 꽉 막혔습니다.

[이강훈/경기도 광주시 능평리 : 매일 아침 출근 시간마다 엄청 막혀요. 분당까지 나가는데 40분 정도?]

취재진도 분당으로 향하는 아침 출근길에 동행해 봤습니다.

분당 초입까지 차를 타고 2km가량 이동하는 데 17분가량이 걸렸습니다. 하지만 보시는 것처럼 도로에는 차량이 가득 차 있습니다.

지난 5년 동안 마을 인구가 두 배로 늘어 3만 명에 달하지만, 도로는 그대로다 보니 벌어지는 일입니다.

주택가에는 지은 지 얼마 안 된 빌라가 빼곡히 들어섰습니다.

가로수마다 신축 다세대 주택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려있습니다. 이곳은 160세대 대단지인데 텃밭과 넓은 잔디 정원을 갖췄다고 홍보하고 있습니다. 저쪽은 어떨까요. 이곳은 자연 속 힐링타운 자연을 느낄 수 있다고 홍보하는데 실제로는 어떨지 직접 가보겠습니다.

그런데 160세대 규모의 대단지 안에는 아이들이 뛰놀 놀이터나 노인들을 위한 경로당 찾기가 어렵습니다.

녹지는 물론 주민 편의시설이 없는 건 주변의 다른 단지도 마찬가지입니다.

[박종성/경기도 광주시 신현리 : 나이 60살 넘어 은퇴하고 공기 좋은 데서 살려고 들어왔거든요. 들어오니까 그게 아니에요. 이게 난립해서…우리가 입주한 이후에도 계속 생기는 거야.]

30세대 이상의 주택을 지으려면 도로와 주차장을 늘리고 공원 같은 주민 공동 시설을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여러 명의 건축주가 30세대 미만으로 주택을 공급하면서, 까다로운 건축 심의를 피하고 있습니다.

[A분양 사무소 관계자 : 건물이 12동인데 (건축주가) 한 서너 명 될 거 같아요. 그런 건 알 필요 없잖아요?]

우후죽순 다세대 주택이 들어서고 있지만 도로와 학교 등 기반 시설은 부족해 주거 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습니다.

[박윤서/경기도 광주시 신현리 : 이것 보세요. 인도는 없고 차들이 쌩쌩 달리고 있으니…어떻게 주민이 불안해 살겠습니까?]

다세대 주택이 몰려있는 한 길목입니다. 그런데 이곳은 인도가 없어서 차도 옆 갓길을 걸어야만 합니다. 게다가 인근에서 공사가 진행 중이어서 하루에도 몇 번씩 대형 공사 차량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동네에 하나밖에 없는 초등학교 주변마저 인도가 없어 아이들은 찻길 위에서 불안한 등하교를 하고 있습니다.

[문채원/경기도 광주시 신현리 : 인도가 없어서 애들이 불편해해요. 속도를 너무 많이 내서 사고 날까 위험해요.]

지자체는 올해 1월에야 건축 허가 요건을 강화한 성장관리 방안을 마련하고, 조례 개정 작업에 들어갔지만 '뒷북 행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경기도 광주시청 관계자 : 유독 오포읍은 개발 압력이 높은 편이에요. 예측을 벗어나서… 연립 주택은 도시 계획과 별개로 개별적인 인허가로 이뤄지니까 100% 통제를 못 하고 있죠.]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등 다른 수도권 지역에서도 빌라 난개발이 이뤄지고 있어 체계적인 도시 개발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전원생활을 꿈꾸며 주민들은 이곳을 찾았지만 다세대 주택 난립으로 기본적인 생활권마저 침해당하고 있습니다. 뒤늦게 지자체는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지금도 이렇게 곳곳에서는 빌라 신축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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