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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앞둔 과일 '우수수'…농민들 망연자실

입력 2012-08-28 17:17

대풍에 경남지역 사과·배 20% 이상 낙과 피해
농민들 "추석에 출하할 상품인데…빚더미 앉을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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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풍에 경남지역 사과·배 20% 이상 낙과 피해
농민들 "추석에 출하할 상품인데…빚더미 앉을 판"

수확앞둔 과일 '우수수'…농민들 망연자실


"이게 무슨 날벼락입니까? 추석을 앞두고 출하할 배들이 강풍에 떨어져 쓸모없게 됐습니다."

초대형 태풍 '볼라벤'이 내습한 28일 정동우(69·경남 진주시 문산읍)씨는 과수원에서 탐스럽게 익어가던 배들이 강풍에 속절없이 떨어지는 것을 속수무책으로 바라봤다.

'툭 툭' 소리와 함께 여기저기서 배가 떨어졌다.

과수원 바닥은 떨어진 배들로 가득했다.

추석을 앞두고 곧 출하될 배들이 상처투성이로 변해 내다팔 수 없게 되는데도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정씨는 날씨를 원망하며 애꿎은 담배만 피웠다.

정씨는 "이제 20여 일만 있으면 수확해 내다 팔 것인데…"라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정씨는 3천300㎡의 과수원에서 배를 재배, 연간 3천여만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수익이 절반 이하로 줄어들 것으로 정씨는 예상했다.

태풍으로 전체 배 가운데 최소 20% 이상 떨어졌고 강풍에 나뭇가지가 흔들려 나머지도 앞으로 더 떨어진다고 그는 설명했다.

이렇게 되면 추석 전 출하량은 작년의 절반 정도에 그친다는 것이다.

그는 배 농사를 위해 빌린 영농자금을 갚기는 고사하고 먹고 살기도 어렵게 됐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함양군 함양읍에서 사과를 재배하는 김석곤(55)씨도 침통한 표정으로 과수원 곳곳에 떨어진 사과들을 주워담았다.

혹시나 시장에 팔 수 있는 사과를 건질 수 있을까 하는 기대감에서다.

김시가 과수원 바닥을 뒹구는 사과들을 줍는 그 순간에도 이곳저곳에서 사과들이 계속 떨어졌다.

그는 강풍으로 뿌리째 뽑히고 가지가 부러진 사과나무들을 세우며 "하늘이 무너져 내리는 것 같은 심정"이라고 했다.

이런 피해를 당한 사과나무는 앞으로 수년간 수확을 할 수 없어 제2의 피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사과를 재배하려고 수천만 원의 영농자금을 빌린 김씨는 태풍으로 빚더미에 앉게 됐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김씨는 "올여름 폭염도 무사히 넘기고 조금만 더 있으면 빨갛게 익은 사과를 수확할 수 있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올해 충분한 일조량 등으로 경남지역 과수농사는 풍년을 맞아 가격도 안정될 것으로 농정당국은 예상했다.

그러나 추석을 앞두고 몰아친 태풍에 따른 낙과 등 피해로 대표적인 제수용 과일인 사과와 배의 가격 폭등이 우려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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