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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클린 디젤'은 과연 존재할까? 확인해보니…

입력 2016-05-18 22:27 수정 2016-05-18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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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18일) 방금 전까지 나간 < 탐사플러스 >를 보신 분들께서 굉장히 걱정이 크실 것 같습니다. 저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건 방향제, 살균제, 하다못해 물티슈까지 안심하고 쓸 수 있는 것이 과연 무엇인가… 그런데 이런 소식도 있었습니다. 전 세계 180개국 가운데 한국의 공기 질 수준이 173위. 그중에 초미세먼지 노출 정도는 174위 역시 최하위권이고. 이산화질소 노출 정도는 아예 맨 꼴등인 180위다. 숨도 제대로 쉴 수 없는 그런 세상이 되어가고 있다는 얘기죠. 물론 미국 예일대하고 콜롬비아대 공동연구진이 실시한 올해 환경성과지수평가인데 측정방식에 문제가 있다라는 문제 제기가 있기는 하지만 이런 최악의 평가를 받게 된 배경에는 물론 중국의 미세먼지라든가 이런 건 당연히 영향을 끼쳤을 테고요. 또 하나는 국내적인 요소. 그러니까 디젤차, 경유차 탓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실제로 그런 걸 오늘 팩트체크에서 짚어보겠는데 미리 말씀드리지만 흔히 '클린디젤', 이게 과연 가능한 얘기냐. 이름에서 오는 오류일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렇죠, 김필규 기자?

[기자]

그렇습니다. 이 배경을 살펴보면 2009년으로 좀 거슬러 올라갑니다.

클린디젤글로벌포럼이라는 행사가 열렸는데요. 행사를 주최한 당시 이상득 의원은 "클린디젤차 육성은 국가적인 과제다,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 이렇게 부탁을 했고요. 또 최경환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 "이산화탄소 배출이 현저히 저감되는 클린디젤차 육성에 정부가 나서겠다, 지원하겠다" 이렇게 밝힙니다.

그리고 이듬해 국무총리 주재로 녹색성장위원회가 열리는데 그린카 산업발전전략의 하나로 지금 보시는 것처럼 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 그리고 클린디젤차를 이렇게 꼽고요.

또 관련 법에서도 지원대상으로도 넣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떤 신형, 새로 개발되는 디젤엔진 하면 친환경이라는 등식이 자연스럽게 설정이 됐던 겁니다.

[앵커]

쉽게 말하면 디젤 앞에 클린만 붙이면 정말 클린이냐 하는 얘기잖아요. 그런데 아니라는 얘기잖아요. 그렇죠? 왜 이렇게 그러면 환경 오염의 주범까지 됐는가. 잠깐 짚어보도록 하죠.

[기자]

'디젤엔진이 휘발유보다 낫다'라고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은 온실가스. 그러니까 이산화탄소 배출이 휘발유 엔진보다 적다는 점에서 그런 이야기가 나왔던 겁니다.

그건 이제 '적은 양의 원료로도 먼 거리를 갈 수 있다' 즉 연비가 좋아서 그런 건데요.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온실가스 감축이 아주 전 세계적인 관심사 아니었습니까? 그러다 보니까 디젤이 휘발유보다 좋다고 봤던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 부분입니다. 들어보시죠.

[최예용 소장/환경보건시민센터 : 이산화탄소 측면에서는 디젤이 좀 낫지만 미세먼지하고 질소산화물 발생으로는 훨씬 더 많이 나오니까… 최근에는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니까, 유럽에서도 지금 디젤차는 사용하지 못하게 하거나 줄이거나, 이런 흐름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앵커]

'유럽에서는 다 디젤차다' 이것도 오해라는 얘기군요. 점점 줄여가는 추세다, 바로 이런 문제들 때문에. 특히 요즘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 이산화질소 이것은 경유에서 어쩔 수 없이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바로 그 부분이 그래서 더 문제라는 건데요. 휘발유 엔진과 이제 디젤엔진에서 나오는 배출가스를 비교를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이산화탄소는 조금 전 말씀 드렸던 것처럼 휘발유 쪽에서 더 많이 나왔지만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는 디젤 쪽에서 더 많았습니다.

이건 더 높은 온도에서 연소를 하는 디젤엔진의 방식상 특성 때문인데요.

질소산화물이나 미세먼지 모두 세계보건기구 WHO가 규정한 1급 발암물질입니다. 인체에 그러니까 당연히 안 좋겠죠.

물론 요즘 문제가 심각한 미세먼지는 공장에서 나오는 비중이 크고요. 또 자동차에서 나오는 부분도 노후한 대형화물디젤차가 더 문제가 심각한 게 맞습니다.

하지만 디젤엔진 자체의 문제를 여전히 간과할 수가 없는 거죠.

[앵커]

그런데 유럽 차들의 배출기준을 보면 유로 1, 2, 3, 4, 5, 6 이렇게 돼 있어서 6을 통과하면 그건 괜찮다라는 얘기를 많이 하잖아요.

[기자]

맞습니다. 유로6, 유로5라는 것은 다 이제 유럽연합에서 디젤차 배기가스 규제하는 기준인 건데요.

하지만 국제청정교통위원회에서 최근에 유로6 기준을 통과했다는 15종류의 차량을 가지고 실험실이 아닌 도로에서 다시 테스트를 해 봤습니다. 그랬더니 단 한 종류 빼고는 다 불합격 판정이 나왔습니다.

그러다 보니 현재 기술로는 제대로 유로6 기준을 맞출 수 있는 곳이 거의 없다는 그런 지적도 나오는데요.

그래서 교통환경연구소의 김정수 소장은 "유로6라고 해서 깨끗한 디젤이 됐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나마 휘발유 엔진 수준으로 개선이 됐다는 거다" "오염물질이 적은 클린디젤이라는 말 자체가 오해다"라고 지적을 했습니다.

[앵커]

게다가 우리나라에서는 지금 디젤차가 점점 더 많이 팔리고 있고 더 많이 생산하고 권장하고 이런 상황이 돼버리지 않았습니까.

[기자]

그렇습니다. 올해 좀 주춤해졌다고는 하지만 판매량 보면 그리고 지금 현재 국내에서 디젤차 비중을 보면 그동안 정말 가파르게 증가를 해서 지난해 44.7%, 처음으로 휘발유차를 앞질렀습니다.

디젤차 비중이 3%도 안 되는 미국, 1%도 채 안 되는 일본과는 매우 다른 양상이고요. 또 디젤차가 그동안 많이 팔렸다는 유럽에서조차 "2020년 파리에서는 디젤차를 완전히 사라지게 하겠다"

또 그리고 영국의 경우는 "런던에 들어오는 노후 디젤차에 통행료를 받겠다' 이렇게 이야기를 하고 있습니다.

이런 거 보면 한국은 뭔가 반대로 가는 모습인 거죠.

[앵커]

기름값은 사실은 정부가 정하는 건데 지금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 보면 경윳값이나 휘발윳값이나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우리나라는 경윳값이 확실히 싸고. 소비자들은 당연히 경유차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이 돼버렸죠.

[기자]

그렇습니다. 가격 문제도 있는 거고요. 또 거기에 친환경처럼 포장을 해서 그동안 마케팅을 해 왔던 업체들의 영향도 있을 겁니다.

그런데 무엇보다 디젤의 환경영향에 대해서 오판을 했던 정부 탓이 크다는 지적인데요.

지난 대선 당시에 "LPG 대신에 디젤을 쓰는 택시를 도입하겠다" 이런 공약에 따라서 실제 정부부처에서는 보조금을 주면서 경유 택시 장려하는 정책까지 나왔습니다.

그런데 미세문제 때문에 이를 백지화할 수 있다는 보도가 오늘 또 나왔습니다.

이 디젤엔진은 여전히 정부가 지원할 친환경 차인 건지 아니면 규제대상인 건지 명확한 메시지를 줘야지 공기 질 문제 해결에 제대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겠습니다.

[앵커]

오늘의 팩트체크였습니다. 김필규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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