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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브리핑] 총선 필승!…누구를 위한?

입력 2015-11-09 22:04 수정 2015-11-11 2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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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룸 '앵커브리핑'으로 이어가겠습니다.

"총선 필승!"

지난 8월 28일,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를 한 사실이 알려지자, 선거 주무 부처의 장관이 중립의 의무를 저버렸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결국 그는 고개를 숙였습니다.

"총선 출마를 염두에 둔 것인가?"

질문이 이어지자, "생각 없다"며 불출마 뜻을 분명히 하기도 했지요.

그리고 두 달 남짓입니다.

어제(8일) 정 장관은 일요일 아침부터 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냅니다. 타이틀은 그때와 같은 '긴급 기자회견' 그리고 장관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아마도 그사이 마음이 바뀐 것인지 모르겠습니다.

그는 정치인 출신 장관이 아닙니다. 장관이 되기 전까진 헌법학자로 살아왔습니다. 그래서인지 정치에 대한 서릿발 같은 말을 자주 했습니다.

선거는 이익을 주고받는 거래로 전락한 지 오래다.

세월호 참사 이후, 학자 신분이었던 그는, 국가의 책임, 국가의 신뢰 등 공공성 회복을 강조한 바 있습니다.

손바닥 뒤집듯 말을 바꾸는 정치인, 정치와 관료의 힘을 이용해 자기 이익을 채우는 전관예우와 관피아가 판치는 대한민국의 개조를 외쳤습니다. 그래서인가요, 국가개조론을 높이 평가한 청와대는, 그에게 행자부 장관직을 맡겼습니다.

하지만, 정치란 것이 밖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것이었을까요. 장관이 정치인의 스펙이 되는 우리의 정치 현실, 당파적 이익 챙기기에 골몰하는 정치. 제3자로서 그가 지적한 정치의 모습은, 그를 포함한 어떤 새로운 피가 수혈돼도 반복되는 것 같습니다.

그는 행정자치부 장관 취임 후, 고향 경주에 특별교부세 96억 원을 배정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만평은 이런 해석을 했습니다.

교부금이란 떡밥을 듬뿍 뿌린 뒤 총선의 바다로 풍덩!

오늘 앵커브리핑이 방점을 찍고 싶은 건 정종섭 장관, 한 개인은 아닙니다. 선거 주무 부처 수장이 지켜야 할 엄중한 중립의 의무, 그리고 그 어떤 신념과 원칙도 승리라는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 산화해버리는 대한민국 정치판의 처절함입니다.

비단 이번 정부뿐 아니라 과거의 정부들에서도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반복돼왔던 일들이기도 합니다.

그가 외쳤던 '총선 필승!' 이 구호는 누구를 위한 것이었는지. 자못 궁금해지는 오늘의 앵커브리핑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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