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뉴스키워드]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땅…'탄저균 섬'

입력 2015-05-29 21:38 수정 2015-05-29 21:46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최근 탄저균이 한국을 발칵 뒤집어놨습니다. 치사율 80%의 무시무시한 균.

땅속에선 100년 넘게 살 수 있고 열이나 소독제에도 강한 저항성을 갖고 있습니다.

질기고 강한 독성 때문에 1차 세계대전 때부터 생화학무기로 각광받기 시작했습니다.

탄저균 100kg이면 100만에서 300만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정도로 그 위력은 대단합니다.

1942년. 스코틀랜드의 한 섬에서 비밀리에 진행된 탄저균 실험.

대상이 된 건, 여든 마리의 양이었습니다.

스코틀랜드 북부의 그뤼나르 섬.

양들이 작은 배에 실려 어디론가 옮겨집니다.

도망가려는 양들을 끈에 묶어 들판에 세웁니다.

사람들은 모두 방독면과 보호복으로 몸을 감쌉니다.

그리고 양들을 향해 탄저균을 살포합니다.

여든 마리의 양은, 3일 만에 모두 죽습니다.

당시 실험은 극비리에 진행됐고 섬 원주민들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전혀 알지 못했습니다.

이 실험이 세상에 드러난 건, 수십 년이 지난 1997년입니다.

실험에 이용된 양들을 모두 소각됐지만 그뤼나르 섬은 이후 48년간 출입통제구역이 돼야만 했습니다.

1986년. 영국 정부가 섬의 흙을 깎아내고 포름알데히드가 섞인 바닷물 2000톤을 부어 섬에 남아있는 탄저균 포자를 죽이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땅에 묻힌 탄저균 포자가 100년간 생존할 수 있다며 그뤼나르 섬은 여전히 사람이 살 수 없는 땅이라고 말했습니다.

"나는 그뤼나르 섬을 걷지 않을 것이다. 탄저균은 생존력이 강하고 치명적인 세균이다" - 고고학자 Dr Brian Moffat

최근 인구조사 결과 그뤼나르 섬엔 단 한명도 살지 않았습니다.

아름다웠던 이 섬은, 탄저균으로 인해 아무도 살지 않는 '죽음의 섬'이 됐습니다.

우리 국방부는 탄저균에 감염됐을 때 치료할 수 있는 항생제를 보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충분한 양은 아닙니다.

또 미국에서 백신을 구입하려고 했지만 여러 이유로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 때문에 국방부는 내년을 목표로 탄저균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키워드 이지은입니다.

관련기사

"미군, 매년 수차례 탄저균 훈련" 군 핵심 소식통 증언 미 육참총장 "인적 실수 없다"…기술적 과오는 인정? 오산 미군기지에 탄저균…당국, 할 수 있는 게 없다? "용납할 수 없는 배달사고" 미국도 발칵…비판 고조 탄저균 배달 사고…미군에 대한 우리 정부 대응은? 오산기지 '생 탄저균' 배달…실험목적·폐기방법 '깜깜'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