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치밀한 사전 답사를 한 뒤 흉기를 들고 금융기관을 턴 강도. 모든 게 계획대로 진행됐지만 용감한 시민들이 흉기를 휘두르는 자신을 막아설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JTBC 제휴사 중부일보 안윤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새마을금고 현금 인출기 앞에서 은행 안을 관찰하는 한 남성. 다음날 이 남성은 흰 벙거지 모자에 마스크를 쓰고 다시 나타났습니다.
흉기를 들고 창구로 돌진합니다.
놀란 직원들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현금을 챙겨 달아나려 합니다.
출입문을 나서려는 순간 한 남성이 그를 가로막습니다.
뒤에 있던 사람은 발길질까지 합니다.
흉기를 든 강도를 막아선 남성은 인근 세탁소 주인 김광석 씨.
[김광석/강도 피의자 추격 : (은행원이) 도둑이야 하니까 몸이 자동으로 돼서 전화하면서 나갔죠.]
강도는 가까스로 달아났지만 김씨가 끈질기게 따라오자 훔친 현금 뭉치를 떨어뜨리기도 했습니다.
[김복순/목격자 : 막 뛰어가는 소리가 나서 아들이랑 나랑 문을 여는데 돈이 쫙 깔려 있더라고, 5만원짜리.]
주변 음식점 종업원 박승철 씨 등 강도를 쫓는 시민이 계속 늘어났습니다.
추격전은 130미터 가량 이어졌고, 숨이 찬 강도는 따라온 시민들을 흉기로 위협하다가 결국 포기합니다.
[박승철/강도 피의자 추격 : 놀라긴 했지만 응당 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자발적으로 그렇게 뛰쳐나가게 되더라고요.]
사전 답사까지 하며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했지만 시민들의 용기 앞에 모든 계획이 물거품이 됐습니다.
경찰은 김씨와 박씨에게 상장과 포상금을 수여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