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아티클 바로가기 프로그램 목록 바로가기

동성애는 위험하다?…클럽 집단감염에 혐오·차별 우려

입력 2020-05-11 18:48 수정 2020-05-11 18:54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크게 작게 프린트 메일
URL 줄이기 페이스북 X

5시 정치부회의 #국회 발제


[앵커]

앞서도 전해드렸지만, 이태원의 한 클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빠르게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 클럽이 성소수자와 연관되어 있다, 라는 얘기로 보도가 나오면서 혐오와 차별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성소수자들이 주로 이용한다는 보도가 개인정보를 사실상 담기도 하고요. 이러면서 언론을 통해 알려지면서 어떻게 보면 방역, 더 꼼꼼한 검사와 진단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조익신 반장이 관련 내용 짚어봤습니다.

[기자]

< 그들이 생각한 공익, 동성애는 위험하다? >

'단독(單獨)' 언론에서 특별히 취재한 내용을 보도할 때 붙이는 용어입니다. 지난 7일 한 언론사가 이 단독이란 머리말을 붙여서 기사 하나를 냈습니다. '[단독] 이태원 게이클럽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갔다' 여기서 단독, 그러니까 특별히 취재한 부분은 뭘까요? 제목을 이렇게 고쳐보겠습니다. '이태원 클럽에 코로나19 확진자 다녀갔다' 단독이란 말이 좀 어색합니다. 코로나 확진자가 클럽에 간 게 처음은 아닙니다. 게다가 확진자 동선도 지자체에서 공개합니다. 이 기사를 내보낸 언론사는 확진자가 그냥 '클럽'이 아닌 '게이클럽'에 간 게 단독이라고 생각한 모양입니다.

코로나19와의 전쟁,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활방역으로 전환했지만, 모두가 살얼음판 걷듯 조심해야 할 시기입니다. 이런 민감한 시기에 클럽에 간 행위, 칭찬 받을 만한 일은 못됩니다. 게다가 정부의 지침도 무시했습니다. 연락처를 허위로 기재했고, 마스크도 제대로 착용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이건 비판받아 마땅합니다. 그런데 이게 '게이클럽'이라서 생긴 문제일까요? 부산 클럽 때도 엉터리 연락처가 많았습니다. 마스크도 역시 쓰지 않았습니다.

[JTBC '뉴스룸' (지난달 28일) : (부산 OO클럽 출입자) 56명은 출입대장에 남긴 전화번호가 아예 엉터리였습니다. CCTV 확인 결과 당시 클럽 내 손님의 80%만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런데 왜 굳이 '게이클럽'을 강조한 걸까요? 동성애자들이 이성애자들보다 코로나바이러스 전파율이 더 높다는 연구 결과라도 나온 걸까요? 후속 기사들은 보면 정작 하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던 듯합니다. 다른 언론사들도 자극적인 제목을 뽑아서 기사를 내보냈습니다. 문제는 이런 기사들이 정작 방역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는 겁니다.

[정세균/국무총리 (어제) : 특정 커뮤니티에 대한 비난은 적어도 방역의 관점에서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밀폐된 공간에서 가까이 오래 있으면 누구나 감염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접촉자가 비난을 두려워하여 진단검사를 기피하게 되면 그 피해는 우리 사회 전체가 고스란히 떠안게 될 것입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에는 확인되지 않은 이태원 클럽 확진자와 접촉자 정보가 떠돌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정보도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름은 물론, 회사와 직책, 심지어 증명사진까지 말 그대로 '아웃팅'을 당했습니다.

한국기자협회 인권보도준칙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을 경우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밝히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보도도 마찬가지입니다. 기자협회는 인권침해, 혐오 조장 표현을 주의하자고 권고했습니다. 인권위원회도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면서도 사생활 보호를 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습니다.

그런데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그 보도 때문에 성소수자들의 인권이 침해당하고, 혐오 여론만 들끓고 있습니다. 해외 언론도 이런 보도 행태를 주목했습니다. 성소수자들이 차별을 두려워하고 있지만, 해당 언론사는 사과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그 해당 언론사 오늘 지면에 이런 기사를 실었습니다. 교회언론회 "이태원 게이클럽 보도는 공익 위한 것"이라고 말입니다. 그래서 어떤 공익이냐 봤더니 이렇게 설명을 해놨습니다. "동성애를 포함한 다중이 모이는 클럽에서의 위험성을 알리기 위한 것" 결국 동성애는 위험하다, 이게 이 언론사가 생각하는 공익인 듯합니다.

< 정의연 해명했지만… 30년 '공든 탑' 흔들? >

정의기억연대가 오늘(11일)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가 제기한 의혹을 해명하기 위한 자리였습니다. 정의연은 우선, 이용수 할머니께 사죄의 말씀을 올렸습니다.

[이나영/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할머니께 원치 않은 마음의 상처를 드려서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말씀 먼저 하고 시작하겠습니다.]

하지만, 이용수 할머니의 주장엔 동의하지 않았습니다. 이 할머니는 정의연이 성금과 기금을 받아 할머니들이게 쓴 적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용수/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지난 7일) : 근데 할머니한테 쓰는 게 없잖아요. 전국 할머니한테 써야 되는데, 전국 할머니한테 쓰는 게 없잖아요. 돌아가신 할머니들도 연금으로 그 가족들한테 얼마 줘야 되잖아요. 원래 그런 말이 있었어요. 가족들한테 얼마 준다는 그런 말이 있었어요.]

이에 대해 정의연 측은 지난 3년간 기부수입 22억 원 가운데 41%를 피해자 지원에 썼다고 해명했습니다. 기부금을 모두 피해자 지원금으로 사용하는 건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습니다. 사료관 건립이나 추모사업 등에도 기금을 사용한다는 겁니다. 다만, 공시한 기부금 내역 가운데 수혜자수를 임의로 적은 사실은 인정했습니다.

[한경희/정의기억연대 사무총장 : 데이터가 깔끔하게 처리되지 못한 부분에 대해서 저희가 사과드리겠습니다. 부족한 인력과 전문인력으로 일을 진행하면서 실무적으로, 편의적으로 금액과 이런 부분에만 중요성을 두고 그 나머지 부분에 대해서는 (신경을 쓰지 못했습니다.) 실무적으로 미진한 부분에 대해서 고쳐나가도록 하겠습니다.]

정의연은 2015년 한일 합의 당시, 10억 엔을 받기로 한 사실을 윤미향 전 이사장이 미리 알고 있었다는 할머니의 주장에 대해서도 선을 그었습니다. 당시 언론 보도를 보고 알았다는 입장을 되풀이했습니다.

[이상희/정의기억연대 이사장 : 10억엔 부분은요. 그전부터 언론에서 이야기가 됐습니다. 12월 26일, '한·일 정부가 아베 총리 사죄 표명, 위안부 지원 재단 설립, 일본 정부 10억엔 예산 거출 등을 합의할 것'이라는 보도가 전해졌고요.]

일부 언론에서 제기한 '김복동 장학금' 논란에 대해서도 입장을 냈습니다. 고인의 뜻에 따랐을 뿐이라며, 정의연 관계자의 자녀가 장학금을 탔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오성희/정의기억연대 인권연대처장 : 그분들의 활동이 단순히 정대협의 활동으로만 규정되지 않지 않습니까. 그 남편 되시는 분은 평화·통일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고 계시고, 정대협 실행이사를 하셨던 선생님 같은 경우에는
재일조선학교 문제라든지 어쨌든 평화·통일운동이라든지, 여성운동에 굉장히 오랜 기간 헌신했던 분의 활동가의 자녀에 대해서 200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한 것이 무엇이 문제인지 모르겠고요.]

정의기억연대가 직접 나서 해명을 했지만 논란은 정치권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윤미향 전 이사장이 더불어시민당 당선인 신분이란 점이 작용했습니다. 미래통합당은 자녀 유학 문제까지 거론했습니다.

[조해진/미래통합당 경남 밀양·의령·함안·창녕 당선인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윤미향 당선인 자녀가 미국 유학을 하고 있는데 한 1년에 학비하고 생활비 하면 적게는 5000, 많게는 1억까지 들어가는 유학생활을 하는데 이 윤미향 당선인과 부군 되시는 분의 1년 수입이, 그러니까 세금을 가지고 계산해 보면 5000 정도밖에. 1인당 2500 정도밖에 안 되는 걸로 그렇게 계산이 되니까.]

더불어민주당도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습니다. 이해찬 대표는 진중하게 파악하고 대응하라고 주문한 걸로 알려졌습니다. 만일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강병원/더불어민주당 의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굉장히 우리 국민들 모두가 이것에 대해서 오랜 세월 동안 매주 수요일 모여서 (집회)하지 않았습니까? 그리고 이 단체 활동이라든지, 피해자 할머니들에 대한 지원이라든지, 이런 용도는 다양할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부분들에서 혹여라도 뭔가 크게 개인적인 유용이라든지, 이런 부분이 있다면 당연히 책임져야죠.]

정의연 관계자들은 오늘 기자회견에서 지난 30년을 강조했습니다. 아무도 문제제기를 하지 않을 때, 용감한 피해자와 헌신적인 활동가들이 이 운동을 이끌어 왔다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습니다. 억울한 마음이 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깨끗이 털어내야 합니다. 법적 기준 따지지 말고, 외부 감사받으십시오. 공든 탑이 무너지는 건 한순간입니다. 한번 잃은 신뢰는 다시 쌓기 어렵습니다. 오늘 제가 정리한 소식은 여기까지입니다. 

오늘 국회 발제 이렇게 정리합니다. < 그들이 생각한 공익, 동성애는 위험하다? >

(화면출처 : 온라인 커뮤니티)

관련기사

박원순 "이태원 클럽 방문자 3천명 연락두절…'자택 추적' 불사" 이태원 클럽발 확진자, 30%가 무증상…"적극검사 협조를" 제주 '코로나 청정 선언' 하루 만에…이태원 클럽 확진자 이용수 할머니 비판에…정의연, '영수증' 공개하며 해명 이용수 할머니 "성금 내역 불투명…수요집회 불참할 것"
광고

JTBC 핫클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