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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굳은 표정으로..' 안철수 긴급 기자회견 막전막후

입력 2014-04-08 22:04 수정 2014-04-08 2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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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굳은 표정으로..' 안철수 긴급 기자회견 막전막후

오늘(8일) 국회 기자실은 이른 아침부터 매우 긴박했습니다. 청와대가 기초선거 무공천과 관련한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의 대화 제의를 어제 공식 거절했는데요. 이에 안 대표가 뭔가 중대 발표를 할 것이란 얘기가 돌았기 때문이죠. 과연 안 대표가 무공천 약속을 어떻게 처리할지 궁금했습니다. JTBC 정치부 기자들은 여기저기 부지런히 취재했죠.

다양한 얘기가 나왔지만 결국 하나로 수렴됐습니다. 당원과 국민의 의사를 묻고 결정하는 방법을 택할 것이란 겁니다. 이렇게 취재를 하고 나니 새정치연합에서 기자들에게 알려왔습니다. 오전 10시에 기자회견을 하겠다는 겁니다. 그런데 다시 회견 시간은 유동적이라며 10시 30분으로 바꿨다가 최종 11시로 확정됐습니다.

오전 11시 기자회견 직전엔 의원총회도 있었는데요. 5분여 만에 끝났습니다. JTBC의 사전 취재 내용에 더욱 확신이 생겼습니다. 뭔가 확실한 결정이 서있지 않다면 의원총회가 이렇게 빨리 끝날 리는 없으니까요.

결국 11시가 됐습니다. 기자회견장에 입장하는 안 대표의 표정은 굳어 있었죠. 눈시울도 붉어져 있었고요. 당의 공동대표로서 고민이 깊을 수밖에 없었을 겁니다. 무공천 방침을 둘러싼 당 내 논란을 이제는 끝내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에 감정이 북받쳐 올라 그런 것일 수 있습니다. 실제 새정치연합의 몇몇 관계자들은 어젯밤 안 대표가 문재인 의원, 도올 김용옥 교수 등 당 내외 인사들과 깊은 대화를 나눴고, 이 과정에서 앞으로 나아갈 방향에 대해 결심을 굳힌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죠. 결국 이른 아침 취재해 결론 내린 우리의 예상은 적중했습니다.

그런데 새누리당의 반응이 재밌더군요. "새정치연합이 '무공천을 고수하겠다'고 했다가 다시 '안 하겠다'는 의견이 분분하더니, 이제는 '당원과 국민의 의견'을 묻겠다는 등 말을 바꾸고 있다"는 겁니다. '말 바꾸기' 지적, 틀린 얘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하지만 새누리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당원들 뜻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당 지도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덕목"이라며 새정치연합을 꼬집었습니다. 그런데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기존(무공천 고수) 입장을 바꾸려면 새누리당에 사과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한 사람은 '당원들의 뜻인 무공천 철회가 맞다'고 비난하고, 또 다른 사람은 무공천 입장을 고수하라는 건지, 철회하라는 건지, 아니면 어느 쪽으로 가더라도 비판하겠다는 건지 비난의 방향이 좀 애매하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무공천을 대선 공약으로 제시했다가 이를 철회해 얼마 전 공식 사과한 새누리당. 먼저 사과를 했기 때문에 새정치연합에 큰 소리를 낼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 건 설마 아니겠죠?

조만간 또 다른 <취재수첩>으로 찾아뵙겠습니다.

JTBC 정치부 안태훈 기자
사진=중앙일보 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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